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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과 친윤 당주류는 '강경모드', 대야 협상 물꼬는 누가 트나

국회/정당

    尹과 친윤 당주류는 '강경모드', 대야 협상 물꼬는 누가 트나

    핵심요약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순방에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고, 핼러윈 참사 관련 핵심 책임자들을 유임시키려는 행보를 보이며 '소수 여당'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윤 대통령이 친윤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참사와 관련한 당 지도부의 대응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진 뒤, 당 지도부를 겨냥한 메시지가 쏟아지는 등 당내 이견이 표출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여론전에 기대며 거대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핼러윈 참사 이후 각종 현안에 대해 여론의 향배와 접점을 찾는 대신 직간접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를 발산하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경질론에 선을 긋는 것부터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 여론에 기대 거대 야당과 협치 물꼬를 터야 하는 소수 여당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尹 "국익 걸렸다" MBC기자 전용기 탑승 불허…쏟아지는 우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MBC 취재진을 이번 순방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국익'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대통령이 많은 국민의 세금을 써 가며 해외순방에 가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렸기 때문"이라며 "기자 여러분께도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온 거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주시면 되겠다"고 언급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MBC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윤 대통령의 뉴욕 순방 당시 바이든(날리면) 논란 관련 보도를 '자막 조작'으로, 시사프로그램에서 'PD수첩'에서 김건희 여사의 대역을 쓰고도 재연임을 알리지 않은 점을 '왜곡'으로 규정하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과거에도 정권과의 갈등으로 언론사의 취재가 제한된 경우는 있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청와대 출입을 금지시킨 적도 있다"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기자실을 대못질한 사례가 있다. 이런 게 언론탄압이고 통제다"라고 보조를 맞췄다.
     
    윤석열 대통령이 평소 '자유'를 강조하며 이를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소신을 누차 밝혀왔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다 못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해당 방송국에서 나온 일련의 보도에 대통령과 참모들이 분노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제재는 다른 차원"이라며 "과거 취재 제한 사례가 있었다고 해도 대통령의 자유가 선택적 자유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도 "애초에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불거졌을 때, MBC에게 더 강하게 책임을 물었으면 모를까 이제 와 전용기에만 탑승시키지 않는다는 통보는 국민들에게 보이기 민망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부터 김은혜까지…강경대응 주문에 난처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황진환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황진환 기자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강경 모드는 핼러윈 참사 이후 이상민 장관 책임론에 거리를 두는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문답에서 이 장관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후진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이 장관을 겨냥해 "대통령께서 만류를 하시더라도 저는 스스로 사퇴 표명을 하셔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안철수 의원, 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 같은 소신 발언이 나오고 있지만, 이 장관의 유임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국정조사 등 거대 야당의 파상공세에 '정치적 정당성과 명분'으로 맞서야 하는 소수 여당 입장에서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대통령께서 명확하게 책임자를 정리해 주신다면, 민주당의 공세 명분이 사라질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당내 주류인 친윤그룹의 생각은 여야 간 '주고받기'를 통한 접점 모색보다는 야당의 '정치 공세'에 공격적으로 맞서야 한다는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를 중심으로 현 원내지도부가 소극적으로 야당에 대응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게 대표적 장면이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로 통하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운영위원장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웃기고 있네' 메모를 문제 삼아 김은혜·강승규 수석을 퇴장시킨 것을 두고 "의원들 사이에 부글부글하다. 우리 당원들이 모욕감을 느낀 것 아닌가 하는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 지도부를 한 번 더 준 것은 오로지 정기국회를 잘 돌파하고, 야당의 정치 공세를 막고, 자존심을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 그래서 경륜이 필요하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지금 드러난 것을 보면 좀 걱정된다"고 작심 발언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당에서 먼저 이상민 장관 경질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당과 주요 현안에 잘 협조가 안 되는 등 자신의 철학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이러한 엇박자가 한두 차례 더 불거질 경우, 현 지도부 대신 빠르게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소야대라는 현실적 제약을 감안해 예산과 법안 처리 등 국정을 뒷받침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원내지도부는 '더 세게 싸우라'는 요구 속에 입지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는 것은 당연하지만 거대 야당을 포용해 함께 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웃기고 있네' 메모를 주 원내대표가 끊지 않았다면 민주당이 더 극악스럽게 나오고 상황이 악화됐을 텐데, 당내에서 왜 이러한 반응이 나오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장관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수석들의 실수는 인정해야지 엄호했어야 한다는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 보지 않는다"라며 "올바른 정치가 목표라면 대통령실이든 당에 계신 분들이든 조금 더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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