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핼러윈 참사 추모공간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류영주 기자핼러윈 참사 추모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전남 여수시의회가 수억 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연말 해외 연수를 계획해 눈총을 사고 있다.
16일 여수시의회 등에 따르면 의회 3개 상임위원회는 시 예산 1억3천만원을 들여 다음달 14일부터 유럽과 베트남, 일본 등 3개국에 해외 연수를 떠난다.
먼저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7명과 사무국 직원 등 16명은 1인당 450만원의 경비를 들여 다음달 14일부터 2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와 카탈루나 박물관, 카르카손 요새, 프랑스 마르세유현대미술관, 아틀리에 박물관, 빅토리아에마뉘엘 갤러리아, 이탈리아 푼타멜라도가나미술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보르게제미술관 등을 둘러본다.
해양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 8명과 사무국 직원 등 12명은 1인당 334만원의 경비를 들여 다음달 15일부터 21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국제포럼과 파시피코요코하마, 마루라리멧세, 오키나와 해양공원, 치넨미사키공원 등을 방문한다
환경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8명과 사무국 직원 등 12명은 1인당 150만 원의 경비로 다음달 15일부터 20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의 케이파워와 롯데건설, 옌뜨국립공원, 하룽베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유산 탐방 등을 나선다.
제8대 전남 여수시의회 개원식에서 의원들이 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최창민 기자.
기획행정위원회는 문화‧관광 자원 활용 실태 파악, 해양도시건설위원회는 해양관광 자원 선진 사례 연구, 환경복지위원회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 전략 연구를 각각 출장 목적으로 밝혔지만 대부분 미술관이나 박물관, 공원 등 해당 국가의 단골 관광지로 짜여져 외유성 출장이란 비판에 나오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다음달 2일까지 공무 국외 출장 심의위원회를 열고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의회는 지난 15일 국외연수 계획을 전면 취소했고 인근 순천시의회도 핼러윈 참사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출국 직전에 일정을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전국의 상당수 의회가 지역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해 해외 연수를 반납하는 추세다.
강현태 여수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3년 동안 해외 출장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각 상임위에서 알아서 판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