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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코로나 수능…"수험표 두고 왔어요" 사건사고 잇따라

사건/사고

    3번째 코로나 수능…"수험표 두고 왔어요" 사건사고 잇따라

    18일 오후 5시 45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종료
    수험생들 "하고 싶었던 것 다 하고파" 학부모들 "고생 많았다"
    경찰, 수험생 편의 제공 245건…고사장 착각한 수험생 이송하기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수능은 세 번째 '코로나 수능'으로 모든 수험생과 감독관이 시험을 보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일반 수험생'과 '격리대상(확진) 수험생'이 응시하는 시험장이 따로 운영됐다.

    이번 수능에서도 예년처럼 수험표를 집에 두고 오거나 교통사고가 나는 등 다급한 신고와 사고 사례가 잇따랐다. 경찰청은 전국에 순찰차 1245대와 경찰 오토바이 423대를 투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다.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51만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응시했다. 일반 시험장은 모두 1265곳으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는 수험생은 일반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고, 의심 증상이 있는 수험생은 일반 시험장에 별도로 마련된 분리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게 됐다.

    시험장을 향하던 수험생들의 표정은 긴장 반, 설렘 반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교문을 들어서던 서바울(18)군은 "(수능이 끝나면) 미용실 가서 파마도 하고 싶고 대학 가서는 술도 마시고 미팅도 하고 고등학생 때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경신고 3학년 최동욱(18)군도 "후련하기도 하고 약간 복잡하면서 말로 표현하기 좀 어려운 느낌인데, 지금까지 너무 억눌려 살았다"며 "(끝나면) 영화 보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열심히 살고 싶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수험기간 동안 고생한 학생들에게 무한한 격려를 보냈다. 교문 앞에서 고3 수험생 아들을 폭 안아주던 학부모 최미정(60)씨는 "(수능이 끝나고 온 아들에게는) 너의 장래를 위해서 원하는 건 엄마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영원한 후원자가 돼 주겠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애정을 내비쳤다.
     
    아들이 시험장에 들어선 이후에도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아내와 함께 시험장을 바라보던 학부모 박정규(51)씨도 "수능이 끝나고 온 아들과 고기도 구워 먹고 야간 축구도 할 예정"이라며 "사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오늘 시험을 위해서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잖냐"고 말하며 고생한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 당일에도 학교 앞은 비교적 차분했다. 코로나19 이후 치러지는 세 번째 수능인 만큼 선생님과 후배들이 펼치는 응원전도, 찹쌀떡을 나눠주는 광경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수험생과 함께 학교를 찾았고 일부는 자녀가 떠난 뒤에도 한참 동안 교문 밖을 서성였다.
     
    다만 수험표를 집에 두고 오거나 수험생이 탄 차가 접촉 사고가 나는 등 매해 수능 날 비슷하게 벌어지는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입실 마감시간이 임박해오자 헐레벌떡 뛰어가는 수험생들과 순찰차를 타고 온 학생들이 속속 등장했다. 입실 마감시간 20여 분을 앞두고 동성고를 성동고로 착각하고 온 학생을 경찰차가 급히 태워 이동시키는 소동도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50분쯤에는 경기 의왕시의 한 수험생 부모로부터 "수험표를 놓고 갔다"는 다급한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의왕경찰서 내손지구대 대원들은 즉시 해당 수험생의 집으로 출동, 수험표를 건네받아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에게 무사히 전달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는 수험생을 태운 차량이 접촉사고를 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에 있던 순찰차 2대를 출동시켜 곧바로 사고 처리를 하고 수험생을 고사장으로 이송했다.

    시험을 치르는 중 건강 이상이 생겨 병원에 이송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오전 10시께 성남시 분당구의 고사장에서는 한 수험생이 구토와 함께 실신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어 오전 10시 20분께는 시흥시 정왕동의 고사장에서 한 수험생이 과호흡과 함께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전 7시 35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 한 고등학교 앞에선 한 수험생이 길을 지나던 승용차 바퀴에 발이 깔려 구급차가 출동했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해당 수험생은 끝내 시험을 응시하지 못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입실시간에 맞춰 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입실시간에 맞춰 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부 수험생들은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고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청은 수험생을 고사장에 태워준 사례 209건과 수험표를 찾아준 사례 12건을 비롯해 수험생들에게 모두 245건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수능시험을 위해 전국에 순찰차 1245대와 경찰오토바이 423대를 투입하고 교통경찰 2848명을 비롯해 인력 만 163명을 동원했다.
     
    이번 수능엔 지원자 50만5133명 가운데 45만 477명이 응시해 10.8%의 결시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확진돼 별도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은 1889명, 병원시험장에서 입원치료 중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7명이었다.

    수능이 끝난 이후 서울경찰청은 야간 교통안전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17일 수능 종료를 앞둔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시내 주요 지역에 교통경찰과 교통기동대 등 인력 411명을 배치해 야간 교통안전 관리에 나선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명동, 대학로, 홍대 와우산로, 강남역, 이태원역 등 인파가 몰려 혼잡이 예상되는 시내 19개 지역에 236명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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