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뉴질랜드의 한 여성이 심장 질환을 앓는 아이의 수술을 앞두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안전한 피'를 수혈해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4살배기 아들의 폐동맥판협착증(PVS) 수술에서 코로나19 예방주사를 맞지 않은 이들의 피를 사용해줄 것을 의료진에 요구했다.
하지만 뉴질랜드 보건관리청은 백신 접종 여부가 수혈에 위험을 주지 않는다며 이를 거부했다.
환자 가족을 대리하는 수 그레이 변호사는 "아이의 어머니는 메신저리보핵산(mRNA·전령RNA) 기술이 적용된 백신으로 스파이크 단백질이 잔류, 혈액이 오염될 위험이 있다"며 "mRNA 백신을 맞지 않은 '안전한 피'를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 측은 수술이 빨리 이뤄지기를 원하지만, 수혈 요청으로 인해 일정이 지체되고 있다.
아이는 폐동맥판협착증 중에서도 심각한 사례로, 현재 위독한 상태다.
보건관리청 관계자는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아이가 더 아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은 아이를 일시적으로 가족으로부터 격리한 후 보호권을 부여받아 수술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오클랜드 고등법원은 오는 6일 이에 대한 허용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NYT는 코로나19 방역의 모범 사례로 꼽혔던 뉴질랜드에서조차 백신에 대한 불신이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논평했다.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 이 아이 가족의 주장이 온라인상에 퍼져 있는 코로나19 관련 잘못된 정보와 음모론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과 관련한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 오르며 텔레그램에서만 수십만 명이 시청하는 등 세간에 알려졌고,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음모론 성향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정보 관련 시민단체인 '디스인포메이션 프로젝트'의 연구원 산자나 하토투와는 "이번 일이 가장 나쁜 형태로 논란의 초점이 되면서, 안 그래도 음모론이 판치는 대안 매체들에서 혐오 발언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