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살처분 유기견에서 구조 영웅으로…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이런 것도 있어요! ②고향사랑기부제, 지방소멸 대안될까…지속성 유지 '관건' ③답례품 경쟁? 마음을 잡아라…고향사랑기부제, 투명성과 시장성 ④지역소멸 절박한 농촌 소도시…고향사랑기부제, 교수가 묻고 군수가 답하다 (계속) |
일본의 고향세 모금액 규모. 공감만세 제공2022년 일본에서 가장 많은 고향세가 기부된 날은 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이었다. 고양이의 건강과 복지 개선을 위해 국제 동물 복지 기금이 정한 날로 동물 복지에 대한 기대가 기부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세액공제와 답례품이 여전히 일본 고향세 기부의 주요 이유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지역 혹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이슈형 기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무엇보다 답례품 시장의 확장성이 농특산물과 공산품 등 물품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과 대도시에서 태어나 고향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은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점은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현재 국내 지자체의 관심은 지역 농특산품과 공산품 등에 쏠려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데, 앞에서 살펴봤듯이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과 기부가 늘어가면서 관련 시장이 확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물 뿐 아니라 숙박권과 렌트카 사용권, 유명 관광지 입장권과 축제 입장권 등 관광 시장 역시 보다 더 활성화될 수 있다.
일본의 한 고향세 홈페이지. 과일과 숙박권 등 다양한 답례품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홈페이지 캡처기부금 모금 홍보와 집행을 위한 민간 영역의 역할과 시장도 확대될 수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현재 40여 곳의 플랫폼에서 홍보 및 집행 대행 역할을 맡고 있다. 답례품 종류가 무궁무진한 만큼 관련 시장의 확장성 역시 무궁무진한 셈이다.
관건은 투명성 확보다. 납품 혹은 집행 과정의 비리 혹은 잡음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지극히 일부의 잡음일지라도 기부의 특성상 모두의 침몰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입 초기 정부가 각종 규제와 제한 등 지극히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기부금 모금 과정은 물론 기금의 사용처와 집행 과정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관건인 셈이다.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는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부터 지자체별 모금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일부에서는 지자체간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실적보다는 기부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개하겠다는 의지로 이해하고 있으며 부여군 역시 제도의 정착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투명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는 "세금과는 달리 직접적인 기부인만큼 어떻게 쓰이고 무엇이 변화하는지 알고 싶어하고 끝까지 관찰하려는 경향이 매우 높을 것"이라며 "선택권과 함께 알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투명성 확보와 유지가 중요하다. 행정안전부 제공목원대 권선필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답례품 선정부터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 당사자의 참여와 대표성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부자들에게 사회의 긍정적 변화에 선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일, 그래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지역소멸의 대안으로 관심받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어쩌면 또 다른 시장의 첨병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