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포항CBS <유상원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유상원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박소영 학생
◇ 유상원>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박소영' 학생입니다.
◆ 박소영>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박소영입니다.
◇ 유상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하셨나요?◆ 박소영> 오늘은 요즘 유행하는 MZ세대의 밈을 가져왔습니다!
◇ 유상원> 유행하는 밈이요? 우선 밈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박소영> 밈이란 재밌는 말과 행동을 온라인상에서 모방하거나 재가공한 콘텐츠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간단히 말해 유행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말 뿐만이 아니라 행동이나 상황까지 밈이 되기도 합니다. 트렌드 문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유상원> 오늘 트렌드 문장을 소개해주시는 건가요? 기대가 됩니다.◆ 박소영> 네, 오늘 네 가지 밈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우선 첫 번째 밈은 '누가 이렇게 이쁘게 낳아줬어요?'입니다.
◇ 유상원> '누가 이렇게 예쁘게 낳아줬어?'라고 물어보는 게 밈인건가요?◆ 박소영> 이 밈은 걸그룹 뉴진스의 OMG에서 나왔습니다. 노래 후렴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제가 한 번 불러볼게요 'Oh my, oh my God~'. 이 부분을 '우리 엄마 엄마가~'라고 바꿔서 부르는 것입니다. '누가 이렇게 예쁘게 낳아줬어요?'라고 물으면 '우리 엄마 엄마가'라고 답하면 됩니다. 우리 엄마가 이렇게 예쁘게 낳아줬다는 것이죠. 뉴진스의 안무를 따라하면서 불러주면 됩니다.
◇ 유상원> 안무가 뭐죠?◆ 박소영> 손을 머리에 대고 머리가 아픈 것처럼 네 번에 나눠서 돌려주면 됩니다!
뉴진스 - omg. 뮤직뱅크 캡쳐◇ 유상원> 재밌네요. 어떻게 나오게 된 밈이에요?◆ 박소영> 이 밈은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의 멤버 창빈이 시작했는데요. 스트레이키즈가 나오는 동영상에서 창빈이 "창빈아 누가 이렇게 예쁘게 낳았어?"라고 스스로 묻고 "우리 엄마엄마가~"라고 답한 것입니다. 이 밈은 이후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고, 숏츠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 유상원> 밈 하나가 만들어지면 그게 숏츠 같은 짧은 동영상으로 계속해서 재생산되면서 더 유명해지는 것 같아요.◆ 박소영> 맞습니다.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숏츠나 릴스 같은 짧은 동영상을 엄청나게 많이 본다는 것인데요. 긴 영상을 보고 있는 것보다 짧은 호흡으로 넘어가는 동영상을 보는 게 더 익숙해진 세대입니다. 그래서 가수들도 신곡을 내면 챌린지 형식으로 짧게 줄여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유명해진 것들이 밈이 되기도 하죠.
◇ 유상원> 연예인들이 서로의 노래를 불러주면서 춤도 같이 추는 걸 많이 본 것 같은데, 그것도 밈이 될 수 있군요. 다음 밈은 뭔가요?◆ 박소영> 네, 다음 소개할 밈은 '뉴진스의 하입보이요'입니다. 이 밈도 질문에 답하는 형식인데요. '홍대 어떻게 가요?'라고 물으면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답하면 됩니다.
뉴진스. 뉴진스 인스타그램 캡쳐◇ 유상원> 홍대를 어떻게 가는지 묻는 말에 '뉴진스의 하입보이'라고 답한다고요? 앞뒤가 맞지 않는 거 같은데요?◆ 박소영> 맞습니다.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를 설명하려면 이 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합니다.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는 '지금 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 챌린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어폰을 꽂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서 무슨 노래를 듣고 있냐고 물어보는 챌린지인데요. 그러면 사람들이 "지코의 아무노래요"같이 자신이 듣고 있는 노래를 말합니다. 이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길을 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뭔가를 물어보는 사람에게, 그 질문이 뭔지는 듣지도 않고 지금 듣고 있는 노래를 알려주게 된 것입니다.
◇ 유상원> 아, 무슨 질문인지는 듣지도 않고 일단 대답부터 하고 보는건가요? ◆ 박소영> 그렇습니다. 질문이 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죠. 대답을 듣기 위해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대답하려고 질문하는 느낌입니다. '홍대 어떻게 가는지 아세요?'라는 질문 말고도 졸업식날 졸업장을 받으며 친구들이 '어디가?'라고 외치면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대답합니다. 학창시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드는 것이죠. 최근에는 '고등학생이에요?'라고 묻는 질문에 '아니요,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대답한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 유상원> 이제 앞으로 길을 몰라도 물어보기가 겁날 거 같아요.◆ 박소영> 그래도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당황하지 않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대답하고 싶어서 누군가 저한테 물어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ㅎㅎ
◇ 유상원> 이렇게 생각하는 게 다르네요. 다음 밈도 소개해주세요!◆ 박소영> 다음 밈은 '폼 미쳤다'입니다.
◇ 유상원> 폼 미쳤다요? 점점 어려워지네요. 이건 뭔가요?◆ 박소영> '폼 미쳤다'는 대단한 실력 혹은 모습에 감탄하는 의미의 문장입니다. '폼'은 솜씨나 기량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한 유튜버가 친구의 모습을 감탄하면서 만들어진 밈입니다. 감탄사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비꼬는 식으로 사용될 때도 있습니다.
◇ 유상원> 아 그러면 친구가 춤을 추고 있을 때 그 모습을 보면서 "폼 미쳤다"라고 하면 되는건가요?◆ 박소영> 맞습니다. 최근에 '폼 미쳤다'를 활용한 문장이 정말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감성 팝송 폼 미쳤다' 혹은 '한국어 폼 미쳤다' 이런 식으로 사용됩니다. '클렌징 폼 미쳤다'같이 '폼'으로 끝나는 단어를 응용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모니카쌤 달리기 폼 미쳤다. M2 유튜브 캡쳐◇ 유상원> '청정수 폼 미쳤다' 어떤가요? 제가 써보니까 뭔가 어색한 것 같은 느낌인데요. 다음 밈으로 넘어갑시다. ◆ 박소영> 듣기에는 어색하지 않은걸요? 다음 밈은 '연진아'입니다. 이 밈은 아나운서님도 아실 것 같은데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대사로 만들어진 밈입니다.
◇ 유상원> 더 글로리요. 학교폭력을 다룬 드라마로 알고 있습니다. 주인공 송혜교를 괴롭히던 악역의 이름이 박연진이었죠?◆ 박소영> 네, 맞습니다. 더 글로리에서 배우 임지연이 연기한 캐릭터의 이름이 박연진입니다. 송혜교가 연기한 역의 이름은 문동은인데요. 문동은이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박연진에게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송혜교가 박연진에게 "연진아"라고 부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서 밈이 나왔습니다.
연진아. 넷플릭스 유튜브 캡쳐◇ 유상원> '연진아'라고 말하는 것이 밈인건가요?◆ 박소영> '연진아'를 문장에 붙여서 말하면 됩니다. '연진아, 나는 오늘 김치볶음밥을 만들었어', '카메라를 사기로 했어 연진아', '오늘 발표를 했어 연진아', '연진아 나 너무 신이 나'같이 말이죠. 차분하게 말하지만 경고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유상원> 이를 꽉 깨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면 되는거죠? '연진아, 나 빨리 퇴근하고 싶어'같이요?◆ 박소영> 맞습니다. 그렇게 붙여서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멋지다 연진아"도 있습니다. "멋지다 연진아"는 모교에서 상을 받는 박연진에게 문동은이 박수를 치며 '내가 다 보고 있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경고하는 식으로 소리치는 장면에서 등장한 대사인데요. 누군가를 비꼬거나 혹은 진심으로 칭찬할 때 '멋지다 00아!"같이 외치면 됩니다.
멋지다 연진아. 넷플릭스 유튜브 캡쳐◇ 유상원> 와 어렵네요. 네 개의 밈만 배웠는데도 머리가 아파지려고 해요. 이런걸 어떻게 다 기억하나요?
◆ 박소영> MZ세대 사이에서는 기억한다는 개념보다는 그냥 재밌어서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밈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깊은 의미가 있는 것들이 아니잖아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어떤 말이나 행동이 숏츠로 만들어지거나 SNS에 업로드 되면서 밈이 되는 것이죠. 앞서 말했듯이 SNS에 업로드 되는 것이 밈으로 만들어지면서 하나의 문화가 되는 것이 SNS에 크게 영향을 받는 MZ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밈의 특성상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반짝하고 생겼다가 언제 없어졌는지 모르게 사라집니다.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밈을 잘 알아야 한다는 말이 진짜 맞는 말인 것 같아요.
◇ 유상원> 저도 동의합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뀐다고 하지만 밈이 더 빠르게 바뀌는 것 같아요. 오늘 참 많은 것들을 배웠네요.◆ 박소영> 저도 라디오를 준비하면서 익숙하게 사용하던 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은데요. MZ라고 해서 모든 밈을 알고 있고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MZ세대 사이에서도 '그게 뭐야?'라고 묻는 일이 흔히 일어납니다. 몰라도 되지만 알고 있으면 웃을 일이 하나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나도 그거 알아!'하면서 같이 얘기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 라디오를 들으신 분들의 일상에도 웃을 일이 한 번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유상원> 네, 오늘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에서는 화제가 됐던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얘기하면서도 많이 웃은 것 같은데요. 오늘의 청정수를 들으시는 여러분의 입가에도 미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동대학교 박소영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소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