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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물질 180배' 후쿠시마 우럭, 부실 검증의 신호?



국제일반

    '발암 물질 180배' 후쿠시마 우럭, 부실 검증의 신호?

    후쿠시마 우럭, '세슘' 기준치 180배 검출
    국힘 "세슘은 무거워서 물에 가라앉는다"
    日, 오염수 안전성 검증에 윗쪽 물만 사용
    '답정너'식 오염수 방류, 사실상 준비완료
    자영업자들 "방류 전에 소금 쌓아 놓자"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다시 쟁점될 수도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얘기를 준비했네요.

    ◆ 조석영>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준비하고 있고 우리 시찰단이 지난달에 가서 이것저것 시설도 보고 왔는데요. 지난 5월에 후쿠시마 원전 근처에서 잡은 우럭에서 1만 8천 베크렐의 세슘이 검출이 됐습니다. 후쿠시마 발전소와 바다 사이에 방파제가 있는데, 그 방파제 주변에서 잡힌 우럭입니다. 세슘은 발암물질이고요. 1만 8천 베크렐은 일본 식품위생법 기준치의 180배입니다.

    ◇ 채선아> 먹으면 안 된다는 거네요.

    ◆ 조석영> 이렇게 매달 물고기를 잡아서 확인을 하고 다른 농수산물도 마찬가지로 방사능 검출치를 확인을 하고는 있어요. 지난 4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잡힌 쥐노래미, 이것도 횟감으로 통하는 생선인데 세슘이 1200 베크렐 검출, 그러니까 기준치의 12배가 나왔죠.

    ◆ 신혜림> 오염수 방류가 아직 시작도 안 됐잖아요.

    ◆ 조석영> 그렇죠. 아직 시작도 안 됐는데 왜 이런 수치가 나왔을까. 쉽게 말하면 지하수가 원전 사고 현장이랑 연결이 돼 있습니다. 여기서 짚고 가야 할 사실이 하나 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벌어진 게 2011년이거든요. 그런데 최근까지도 오염수가 백 몇십 톤씩 새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게 줄어서 하루에 한 90톤 정도 나온다고 하는데요. 지하수가 원전 사고 현장에 계속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 채선아> 원전 사고 현장에 지하수가 계속 들어와서 오염수가 새로 만들어지고 만들어지고, 그런데 그게 최근엔 좀 줄었다는 거네요.

    ◆ 신혜림> 그런데 지하수가 들어올 수 있으면 나갈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 조석영> 차수벽이라고 물을 막는 벽을 세워서 막고는 있는데 이걸 100% 막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도 오염수가 지하수로 나가고, 지하수는 또 바다로 이어지고 그런 거죠. 아직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기도 전인데 이런 상황이면, 본격적으로 방류가 시작되면 어떡하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신혜림> 우리나라 정치권 분위기는 어떤가요?

    ◆ 조석영>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투기하고 나면 세슘 우럭이 우리 바다에서 잡히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습니까?"라고 비판했습니다.  

    ◇ 채선아> 국민의힘 입장은요?

    ◆ 조석영>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그런 게 흘러서 우리 바다에 올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신혜림> 단호하네요

    ◆ 조석영> 더불어 국민의힘과 정부에서는 수산물 검사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일본 도쿄전력에서는 이 물고기가 항만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그물을 설치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사실 도움이 될 지는.

    ◆ 신혜림> 물고기가 문제가 아니라 물에 섞여 있는 방사능 물질이 문제잖아요.

    ◆ 조석영> 그렇죠. 우럭 같은 생선은 많이 안 움직인다고는 해요. 그런데 우리가 그 우럭이 올까봐 걱정하는 게 아니라 우럭을 오염시킨 방사능 물질이 올까봐 걱정되는 거잖아요. 성일종 정책위의장 말에 따르면, '세슘은 물보다 무거워서 가라앉기 때문에 원래 그 근처에서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원전 근처에서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거죠.

    ◇ 채선아>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해요.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 오염수가 다른 나라에도 언젠가는 흘러가는 거 아니냐. 그런데 그들이 가만히 있지 않느냐. 정말 문제 있는 오염수면 다른 나라도 이렇게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라는 얘기가 나오거든요.

    ◆ 조석영>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태평양 섬나라들이 모여서 '방류 연기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고요. 섬나라 피지 장관이 '그렇게 안전하면 일본에서 써라' 이 얘기를 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하고, 미국은 찬성하고 있고요.

    ◇ 채선아> 나라별로 입장이 다르네요.

    ◆ 조석영> 그렇죠. 이런 가운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건 광우병 괴담이다'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게 과학적으로 100% 안전하냐 아니냐는 사실 '알 수 없다'라고 해야죠. 교과서에서 배울 때, 과학이라는 건 서로 다른 조건에서 실험을 해서 비교를 하고 이럴 때 이렇게 나오고 저럴 때는 저렇게 나온다는 게 정리가 돼야 하는데, 지금 오염수를 대규모 해양방류 해본 적이 없잖아요. 바다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적이 없다는 거죠. 다만 '지금 물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를 떠서 검증을 해봤는데 이거 보니까 안전할 거야'라는 근거가 있는 거죠.

    ◆ 신혜림> 이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건 검증 절차를 믿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검증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나와요. 시찰단도 도쿄전력에서 데이터를 받아서 분석을 한다던데 현지에서도 '이거 믿을 수 있느냐'

    ◆ 조석영> 그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검증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 국회에서 나왔습니다. 일본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오염수 탱크에서 물을 떠서 검증을 했는데, 이 물을 뜰 때 물탱크 안의 물을 섞지 않고 윗부분에서만 떴다는 겁니다.

    ◇ 채선아> 아까 '세슘은 무거워서 가라앉는다' 이런 발언이 있었잖아요.

    유튜브 '노컷' 캡쳐유튜브 '노컷' 캡쳐
    ◆ 조석영> '세슘은 물보다 무겁기 때문에 분자가 가라앉는다'고 했죠. 그러면 물탱크 안에서도 그 물을 위아래 섞어서 검증을 해야 이게 얼마나 정화가 됐는지 알 수 있을 거 아니에요.

    ◇ 채선아> 미숫가루를 타도 가라앉으면 맹물이잖아요. 이걸 섞어야죠.

    ◆ 신혜림> 아니면 깊이에 따라서 다르게 채취해야죠.

    ◆ 조석영> 위에서도 떠보고 아래에서도 떠보고 해야 하는 거죠. 전문가들은 "샘플 채취는 시료의 균질성이 관건"이라고 합니다. 이걸 안 섞으면 대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인데요. 이런 가운데 어제 일본에서 오염수 방류 작업 준비가 거의 끝났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방류를 어떻게 하는 거냐면, 엄청 커다란 물탱크가 쭉 있는데, 그 밑에서 바다까지 해저 터널을 뚫어가지고 쫙 연결을 합니다. 그 터널에 바닷물을 채워 넣는 거예요. 그러면 오염수가 바닷물하고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바다로 나가는 거죠. 그런데 그 해저 터널에 바닷물을 다 넣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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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혜림> 진짜 초읽기네요. 이대로 방류를 하는 건가요?

    ◆ 조석영> 그런 수순으로 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6월 안에 이거 방류해도 되냐 아니냐 최종 결과보고서를 낸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분위기로는 답이 정해져 있어요. 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7월에 방류를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 채선아> 오늘 이야기를 세슘 우럭으로 시작했는데 방사능 기준치의 180배라 그러고, 시료 채취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고, 우리 입장에서는 '수산물 먹어도 돼?' 이런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어요.

    ◆ 조석영> 바다 자체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당장 먹거리인 수산물이 불안한 거죠. 환경운동연합이 리서치뷰라는 업체에 의뢰해서 5월 19일에서 22일까지 조사를 했는데요. 방류 이후에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 것이다 72%, 늘어날 것이다 11.6%, 이렇게 나왔습니다.

    환경운동연합환경운동연합
    ◆ 신혜림> 이러면 정부에서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조석영> 그런데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하면서 대책을 마련하면 좀 이상하잖아요. 지금 국민의힘과 정부 입장은 '민주당이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 안전한데 왜 위험하다고 하느냐' 그러니까 논리적으로는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서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불안한데 일본 소비자들은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실제로 후쿠시마 앞에서 지금 방사능 우럭이 나온다고 하니.

    ◆ 신혜림> 어민들도 불안하죠.

    ◆ 조석영> 실제로 일본 내에서 어민들이 방류 반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에서는 그런 여론을 의식해서,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하면서도 7,500억 원이 넘는 어민 지원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 채선아>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안전한 것과는 별개로 실제 소비가 줄어들 테니까 지원을 하겠다는 거죠.

    ◆ 조석영> 일종의 투트랙인 거죠. 그런데 한국은 과연 대책이 나올까 모르겠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국민의힘에서는 오염수 안전하다고 하면서 위험하다는 게 괴담이라고 하잖아요. 그 말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괴담에 선동됐다는 뜻입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 및 이제석광고연구소 관계자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핵오염수 담긴 정수기 배달, 누구도 마실 수 없는 핵오염수'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환경단체 녹색연합 및 이제석광고연구소 관계자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핵오염수 담긴 정수기 배달, 누구도 마실 수 없는 핵오염수'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 신혜림> 저 지금 선동된 건가요?

    ◆ 조석영> 그보다는 일본도 우리 정부도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봐요. 과학적으로 완벽한 검증이란 건 지금 없기 때문에, 이 불안감을 어떻게 잠재울 거냐. 설득을 해줘야 되는데 그게 안 된다는 게 문제인 거고, 오죽하면 오염수 방류가 걱정돼서 '소금을 미리 사재기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나와요.

    ◆ 신혜림> 수산물은 원산지를 보고 골라 먹을 수 있다고 쳐도 소금은 어렵네요.

    ◇ 채선아> 저는 소금 생각은 전혀 못했잖아요.

    ◆ 조석영> 실제 소금값이 오르고 있어요. 정부에서는 그 이유가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생산량이 떨어진 거다'라는 거고, 실제 소금 산업 자체가 작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오는 거죠. "소금 세 가마를 사놨다. 방류가 확정되면 다섯 가마 정도를 더 사 놓을 거다" 소금 포대 사진 인증이랑 함께 올라오는 거에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게 과학적으로 안전한지 아닌지, 100% 확실하게 말할 근거가 없어요. 그런데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면, 정치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신혜림> 지금은 '답정너' 그 자체네요. 어떻게 해야 하죠?  

    ◆ 조석영> 6월 안에 IAEA 보고서가 나오잖아요. 우리 후쿠시마 시찰단도 지금 시찰 결과 안전성 판단은 보류 상태거든요. 그런데 IAEA에서 방류해도 될 것 같다고 하면, 우리 시찰단도 'IAEA가 잘했을 테니까'라면서 방류해도 되겠다고 하겠죠. 문제는 지금 후쿠시마 주변의 8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이 수입금지가 돼있어요. 이게 WTO 세계무역기구에서 한국이 수입금지 하는 거 정당하다고 손을 들어줬거든요. 왜냐면 이 방사능 문제가 있으니까. 그런데 방류를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연합뉴스연합뉴스   
    ◆ 신혜림> 그땐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 조석영> 후쿠시마 수산물도 안전하다는 뜻이 돼버리는 거예요. 국제사회에서 이 수산물은 안전하다는 걸 인증한 결과가 돼버리기 때문에, 일본이 WTO에 다시 제소하겠죠. '안전하다는데 한국이 자유무역을 제한하면 안되지 않냐'하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할까요? 이 부분도 앞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겁니다.

    ◇ 채선아> 불안감은 가면 갈수록 높아질 텐데 정치적으로 해결이 좀 필요한 상황 같습니다. 여기까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자세히 탐구해 봤습니다. 신혜림 PD, 조석영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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