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류영주 기자1년 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며 "못다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4일 오후 3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보고 싶었습니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라고 쓰인 파란 배경판 앞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이 전 대표 귀국을 맞기 위해 강원, 울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에서 모인 이 전 대표 지지자 1000여 명으로 북적였다. 이들은 '바다는 강물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이낙연' 등이 쓰인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이 전 대표를 향해 환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 전 대표는 입국장에서 나와 가족과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여러분은 고통을 겪는데 저희만 떨어져 지냈어서 미안하다"며 "이제부터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여기저기가 무너지고 있다. 수출이 위축되고 경제가 휘청거린다"며 "윤석열 정부는 모든 국정을 재정립하고 대외관계를 바로잡아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일본에는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중단', 미국과 중국에는 '대한민국을 더 존중할 것', 러시아엔 '침략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 이름을 연호하고 "대안은 이낙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다시 만들어달라"고 외치는 등 호응했다. 극우 성향 시민이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 강성 지지자들과의 충돌은 없었다. 앞서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기동대 2개 제대와 공항경찰단 등 경력 100여 명을 투입했다.
이 전 대표는 "저에게 듣고 싶은 말씀도 많겠지만 그런 얘기는 앞으로 나눌 기회가 얼마든 있으리라 믿는다"며 발언을 마치고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이동했다. 그는 '못다한 책임이 어떤 의미인지', '내년 총선 전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당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강성 지지층의 행동을 어떻게 보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승용차에 탑승했다.
지난해 6월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해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날 자리엔 이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이병훈, 설훈, 김철민, 이개호, 윤영찬, 박영순 의원과 신경민 전 의원 등도 함께 했다.
설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 발언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역할을 하고 국민과 민주당이 바라는 바를 해내실 것"이라며 "당이 위기에 처하면 당신 몸을 던져서 당을 구해내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선 "당원들, 의원들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철민 의원은 "'돈 봉투'나 '코인' 문제에 대해선 혁신위 등 당내 절차를 밟고 있다보니 미리 앞서서 말씀드리는 건 본인에게 부담이라 말씀을 안 드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해 지적한 부분은 없는지에 대해선 "시기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어 "총선에서 (이 전 대표가) 역할을 해주는 게 민주당에서 받은 혜택의 보답일 것"이라며 "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안과 대안, 정책을 내놓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