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란다 디아스 장관 인스타그램 캡처오는 23일 치러지는 스페인 조기 총선거를 앞두고 좌파 출신 노동부 장관인 욜란다 디아스가 모든 청년에게 2만 유로(약 2800만원)의 '기본 상속'을 지급하자고 제안해 논란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디아스 장관은 최근 18세에 이른 모든 스페인 청년에게 학업이나 직업 훈련, 또는 창업에 쓸 수 있도록 2만 유로를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18세~23세의 청년에게 출신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자금 지원 외 행정적 도움도 함께 제공하는 안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0.8%인 100억 유로(약 14조원)로 추산되며, 디아스는 연 300만 유로(약 42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부유층에 세금을 부과해 재원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디아스는 이날 오후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린 외신 특파원 간담회에서 "젊은이들이 성씨나 출신 가족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부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이게 오는 23일 선거에 걸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공산당원 가정에서 자란 디아스는 돈이 부족해 고용 조사관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에서 고용 조사관이 되려면 5년 정도는 걸렸을 텐데, 저는 노동자 계급의 딸이기 때문에 그러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제안은 우리 젊은이들이 성씨에 상관없이 미래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재분배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디아스의 제안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회당이 주도하는 연립 정부의 경제부 장관인 나디아 칼비뇨는 지난 3일 현지 '온다 세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득 수준에 대한 제한 없이 보조금을 주자고 제안하는 사람은 향후 몇 년간 책임 있는 재정 정책을 펴야 하므로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보수 성향의 국민당(PP)은 더 직설적인 반응을 내놨다.
인민당 대변인은 수마르가 우선순위를 심각하게 잘못 설정했다면서 "인구의 27%가 사회적 배제의 위험에 처해 있고, 실업률이 유럽에서 가장 높으며, 가족들이 월말까지 버티지 못하고,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다른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페인 총선거는 애초 오는 12월 10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7월 23일로 앞당겨졌다. 지난 5월 28일 치러진 전국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결정한 데 따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