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에서 영현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경북 예천군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이 소속된 부대가 수중 수색에 투입됐던 동료 대원들의 외부 접촉을 전면 통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해병대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자 센터가 재반박에 나서는 등 진실 공방까지 빚어지고 있다.
24일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내고 "해병 1사단이 지난 22~23일 주말 채 상병과 함께 아무런 안전 장비도 없이 수중 수색에 투입됐던 동료 대원들의 휴가, 외박, 외출, 면회를 전면 통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들이 걱정되는 마음으로 부대에 출타, 면회 가능 여부를 문의하자 모두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센터는 "당시 임무에 투입되었던 대원들은 안이하고 황당한 임무 투입으로 인해 동료를 잃고 스스로도 위험한 상황에 내몰린 '피해자'다"라며 "해병대는 이들에게 사과해야 하고, 국가는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임무 투입 대원들은 사고와 관련된 진실을 생생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진실을 외부에 알릴 것이 두려워 입을 막고자 통제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사단 지휘부가 실종자 수색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임무 수행 분위기를 조성했다든가, 수해 복구 임무에 맞춰서 장비를 들고 왔는데 실종자를 찾아야 한다며 무리하게 안전장비도 없이 대원들을 수중 수색에 투입했다는 증언도 계속 나온다"고 설명했다.
묵념하는 해병. 연합뉴스센터는 생존 대원들이 즉시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특별 휴가를 지급하고, 민간에서 진료를 받도록 청원휴가 등을 적극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사령부는 "해당 부대원들에 대해 출타를 통제한 사실이 없으며, 오늘 아침에도 휴가를 정상 시행 중"이라고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센터는 재차 보도자료를 내고 "해병대사령부의 해명은 사실관계를 짜깁기한 것"이라며 "센터가 지적한 것은 사고 이후 생존자 가족들이 소속 부대로 연락해 생존자의 트라우마를 염려하며 휴가, 외박, 외출, 면회 등을 요구한 데 대해 전면 통제를 결정해 가족들에게 회신했다는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해병대사령부가 이날 오전에도 휴가를 정상 시행 중이라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서 센터는 "(이는) 사고 이전에 이미 계획돼있던 휴가로, 생존자 가족의 요구에 따라 진행되는 출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령부 해명대로면, 센터에 '부대에 출타, 면회를 요청했더니 안 된다고 하더라'고 제보한 생존자 가족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거냐"고 짚었다.
또한 "소속 부대에서는 장병들에게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개별적으로 얘기하라, 군병원에서 치료받게 해주겠다'고 안내했을 뿐, 부대 차원의 트라우마 관리 대책이나 계획이 전혀 세워지지 않았다"면서 "그러한 가운데 사고 이후 주말 동안 가족들과의 만남까지 통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조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센터는 위험한 사고 현장에서 사랑하는 동료를 떠나보내고 생존한 장병들의 트라우마를 관리하는 것 역시 국가와 군의 책임인데, 진실을 가리려는 해병대사령부의 처사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