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경찰이 고(故)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 학부모는 교사의 개인번호로 전화를 건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경찰은 학교 번호를 개인 휴대기기로 착신전환을 한 바람에 학부모가 학교로 걸었던 업무 전화가 해당 교사의 개인 기기로 착신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서이초 교사의 죽음 직전 벌어진 이른바 '연필사건'의 학부모가 경찰과 검찰에 근무한 것과 관련해 경찰은 "본 사건과 전혀 관련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족과 동료들이 주장하는 학부모의 개인전화 민원과 관련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통화내역에는 개인번호로 학부모와 통화한 게 없는데, 왜 이런 진술이 나오는지 알 수 없어 여러가지 실험을 해봤다"면서 "결과적으로 (교사의) 아이패드를 포렌식하니까, 거기에 해당 학부모가 학교로 전화할 때 아이패드에는 개인번호가 떴다. 착신전환을 시킨 번호가 개인번호로 뜨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패드에서 확인된 통화기록은 2건"이라며 "(연필사건) 피해 학생 어머니가 학교로 전화를 한 1건과 가해 학생 어머니가 전화를 한 1건"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통화녹음은 포렌식에서 확인되는 것이 없어 실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지만, 하이톡(학급 소통 플래폼), 문자, 동료 교사의 진술 등 여러가지 상황으로 볼 때 그런 부분(폭언)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앞서도 경찰은 교사 개인번호로 학부모와 통화한 일은 있지만, 이는 교사가 먼저 개인번호로 전화를 걸었을 뿐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전화를 걸었던 통화내역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연필사건' 학부모들의 휴대전화는 동의를 받아 포렌식 작업을 마쳤다. 다만, 서이초 교사의 휴대전화는 기술적인 문제로 포렌식을 못했다.
'연필사건' 가해학생 학부모가 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어 제 식구 감싸기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학부모 직업은 본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학부모의 직업이 수사에 영향을 일부 미쳤다는 주장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학부모가 자신이 경찰임을 암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유족 측 변호인이 넌지시 (직업을) 알렸다고 하는데, 문맥을 봐야 한다. 당시 메시지를 공개한다"며 메시지 내용을 출입기자단에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가정 내 개인사로 자녀가 출석하지 못해 경위를 설명하던 도중 간접적으로 직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 당시 교사도 학부모에게 "위로 드린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냈을 뿐, 별다른 특이상황은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 메시지는 지난 5월 전송된 것으로, 서이초 교사가 사망하기 약 두 달 전의 일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연필 사건'의 피해학생 측 학부모의 직업 등을 교사에게 알린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확인된 바 없다"고 강조하고, "해당 학급의 다른 학생들 일로도 많이 힘들어했다는 진술이 있어 다른 학부모들도 확인해봤지만, 현재까지 특별하게 (범죄 혐의점 등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