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하는 의사들. 연합뉴스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협의회 정진행 비대위원장이 "정부와 의대 교수들 간의 협의체를 구성하자"며 중재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25일 자신의 SNS에 올린 호소문을 통해 "지난 금요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과의 허심탄회한 대화 속에, 정부가 이 사태의 합리적인 해결을 원하고 있으며 향후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최적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과 지난 23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개원의들이 중심인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의 갈등 국면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가운데, 정작 실제로 '단체 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수들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대화에 나선 것이다.
우선 정 위원장은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위협이 되는 행위를 삼가고, 필수의료 체계 유지와 의대 정원과 관련해 교수들과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정부는 전공의들에 과도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각종 발언을 자제하고, 전공의에 대한 각종 명령이나 행정행위 또한 법적 절차를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정 위원장은 정부와 의대 교수들 간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이 사태의 시급한 해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의 조정 및 필수의료체계 유지와 관련해 수반되어야 하는 제반 사항들을 정부와 의대 교수들이 함께 협의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격적인 협의는 4월 국회의원 총선 이후에 시작하고, 지금 당장은 협의의 주체 및 협의사항 및 향후 계획 정도만 합의하더라도 이 사태의 해결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정 위원장은 현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이 위독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며칠 내로 뭔가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면 국민의 건강, 특히 중증의료를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는 대형병원들은 급속히 마비상태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는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너무 걱정하실 상황은 아직 아니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깊은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지만, 아직 중증 환자 진료를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은 작동 중이다. 저희는 이를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도 "현 의료 비상사태를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뿐만 아니라 의사단체 등과도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