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공판에 불출석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강원지역 선거 유세를 이유로 전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 이 대표 측은 현실적으로 선거 때까지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는 이 대표 불출석에 반발해 증언을 거부했다. 결국 재판부는 공판을 연기했고, 이 대표에 대한 강제소환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사 사건과 달리 형사 재판에서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의 불출석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지만, 재판장이 불출석을 불허해 출석 의무를 재차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유감스럽게 사전 허가 없이 (이 대표가) 불출석했다. 법원의 허가 없는 무단 불출석이 지속, 반복된다면 피고인의 출석 담보와 강제를 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는 이 대표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법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의 정치활동 등 여타 사유로 불출석을 요구하거나 예외가 원칙인 것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재판만 중요한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변호인은 "재판기일은 피고인의 생업을 고려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피고인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재판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투표권 행사라는 중요한 절차에 대해 당대표 활동에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는 게 과연 바람직하고 올바른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재판만 중요한 것인가'라는 부분에 고민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인은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제1야당 대표다. 당대표로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선거가 갖는 의미 중요성 고려할 때 단순히 이재명 개인의 문제 아닌 점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검찰 측 주장은 선거 같은 것은 관계없고 선거에 출마했다 해도 더더군다가 제1야당 대표로 선거에 임해야 함에도 계속해서 불출석할 경우 신병을 강제로라도 인치해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하다"며 "검찰 측 인식이 너무나 헌법하고 괴리돼 있고, 아무리 검찰이라지만 통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이 계속해 "선거 때까지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자 재판부는 "재판이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진행할 수 없는 상황"며 강제구인 가능성 언급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선거기간에 국회 안 열리지 않느냐. 선거기간에 국회 안 열리는 걸로 안다"며 "그때는 강제소환도 고려할 수 있으니 이 대표 스스로 그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일정 조정해서 불가피한 거 아니면 출석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본류 배임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된 유 전 본부장도 이 대표 불출석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재판부는 기일 외 증인신문이 가능하다고도 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증언을 거부하고 나섰다. 유 전 본부장은 "저도 출마했다가 재판장님께서 반드시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해 출마까지 포기하면서 했는데 피고인(이 대표)은 오지도 않았다"며 "그런 상태에서 저는 증언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나올 때만 증언한다고 하면 언제 나올지 모르니 증인도 계속 나와야 한다"며 "불출석하면 (재판기일을) 연기하는 방법이 있다"며 "그렇게 진행되면 저희가 구인장을 반드시 검토하겠다. 선거기간에는 그럴수 밖에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이달 26일에도 이 대표가 불출석하면 강제소환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