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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대 '지역인재' 비율 높여라"…"3등급 합격할 수도"



교육

    "지방의대 '지역인재' 비율 높여라"…"3등급 합격할 수도"

    핵심요약

    지역인재전형 모집 비율 60% 상향…'지방대육성법' 시행령 개정해야
    각 대학, '지역인재전형 60%' 의무로 받아들여

    연합뉴스연합뉴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천명 증원분의 82%인 1639명을 비수도권에 배정한 가운데,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 비수도권 27개 의대 모집 인원 중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 60% 이상 대폭 확대'를 추진해 편법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해당 지역(비수도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해당 지역 의대에 진학하는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지역을 잘 알고 그 지역에 생활 기반을 가지고 있는 지역인재들이 고향에서 존경받는 의료인으로서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에 "비수도권 의대 입학 시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지역인재전형 모집 비율을 60%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을 개정해야만 한다. 의대와 약대, 치대, 한의대는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에 따라 2023학년도부터 신입생의 40%(강원·제주는 20%)를 대학이 속한 6개 권역(부울경·대구경북·강원·충청·호남·제주 권역)에서 고등학교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경우만 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역인재전형 모집 비율 60% 상향…'지방대육성법' 시행령 개정해야


    의대 정원 확대안 지역별 배분 발표하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의대 정원 확대안 지역별 배분 발표하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하지만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 발표 자리에서 관련 질의에 "하향식 추진 방식이 아니고 상향식 추진 방식을 통해서 충분히 지역인재 선발 60% 추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비수도권 대학 모두가 의대 증원분을 비수도권에 많이 배정한 취지가 지역의 필수 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최대한 지역인재선발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인재선발이 60% 이상 될 수 있도록 지역과 계속 협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법령을 개정해 60% 선발 의무화를 하지 않고 대학 자율에 맡겨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각 대학들은 지역인재전형 60% 모집을 의무로 받아들이고 있다.
     

    각 대학, '지역인재전형 60% 모집' 의무로 받아들여


    의과대학 교수회의실. 연합뉴스의과대학 교수회의실. 연합뉴스
    대전에 있는 모 대학 관계자는 "권고라고 하더라도 대학에서는 지켜야 되는 선, 일종의 의무사항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에 있는 순천향대 관계자는 "이번에 증원되는 57명을 모두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할 방침"이라며 "이렇게 되면 2025학년도 의대 지역인재전형 모집비율이 44.1%에서 65.3%로 높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순천향대는 의대 모집인원이 93명에서 150명으로 늘게 된다.
     
    문제는 권역 내 학생 수가 한정돼 있는 만큼 비수도권 의대 정원 증원 증가만으로도 합격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높일 경우, 합격선 추가 하락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종로학원이 입학 정원 2천명 증원 전 '2025학년도 전형계획'을 기준으로 파악한 결과, 비수도권 26개 의대 중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이 60%를 넘는 곳은 동아대(89.8%), 부산대·전남대(각 80%), 경상국립대(75.0%), 전북대(62.7%), 조선대·대구가톨릭대(각 60.0%) 등 7곳에 그쳤다.
     
    2025학년도에 수도권 의대 정원은 34.9% 느는데 비해 비수도권은 무려 81.0%나 늘게 된다.
     
    비수도권의 경우 1639명 증원이 이뤄져 모집정원이 총 3662명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지역인재전형 모집 비율이 60%로 확대될 경우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은 2197명으로 증가한다. 이는 증원 전 비수도권 대학의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 1071명(모집 비율 52.9%)보다 1천명 이상 늘어난 규모다.
     

    "모집비율 60%로 갑자기 늘리면, '의대간 합격점수차' 크게 발생할 수도"


    연합뉴스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특정 지역에서 학생 수가 적은 상황에서 60%로 갑자기 늘리게 되면 우수 학생을 뽑기가 불가능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수능 2등급을 벗어난 3등급대 학생들도 뽑힐 수 있다"며 "자칫하면 의대간 합격점수차가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종로학원은 "비수도권의 경우 2023학년도 수능 수학 1등급 고3 학생은 3346명(추정)으로, 증원 전 비수도권 의대 총정원 2023명의 1.7배에서, 증원 후에는 총정원 3662명의 0.9배로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강원대 관계자는 "60%에 맞출 생각이다. 다만 60%로 열어 놓는다고 해도 그 숫자를 다 채울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강원대는 모집정원 증원 전에는 30.6%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할 방침이었다.
     
    모 교육계 인사는 "지역 여건들이 다 다른데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려 없이 그냥 지역을 하나로 묶어서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웨이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도권 학생의 학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선발은 상당히 높은 측면이 있고, 역차별로 느낄 수 있는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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