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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언 44.1% 최재형 38.3%…'정치 1번지' 종로 각축전

국회/정당

    곽상언 44.1% 최재형 38.3%…'정치 1번지' 종로 각축전

    • 2024-04-06 05:00

    CBS노컷뉴스-KSOI 여론조사…서울 종로 500명 대상
    곽상언 44.1%로 최재형 38.3%에 오차범위 내 우세
    양당 후보 비롯 개혁신당 금태섭, 새로운미래 진예찬 등 7명 출사표
    지역선 "여당에 힘 실어야"vs"이게 민주주의인가" 공존
    중앙정치 상징성과 지역 개발 현안 '두 마리 토끼' 겨냥 과제

    더불어민주당 곽상언(왼쪽부터),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곽상언(왼쪽부터),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 연합뉴스
    '원조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4‧10 총선을 앞두고 정부 '지원론'과 '견제론'이 격돌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후보자(7명)가 나선 이 곳에선 국민의힘 현역의원인 최재형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미래 진예찬 후보와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도 가세했다. 과거 국민의힘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 차례로 패권을 차지해 왔던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그간 정치적 상징성이 큰 인물들이 의석을 차지하면서 지역보다 중앙 정치에 몰두했고, 지역 발전이 더뎠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곽상언, 최재형에 오차범위 내 앞서…당선 가능성 곽 50.7%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 곽상언 후보 선거사무소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 곽상언 후보 선거사무소
    CBS노컷뉴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3일 서울 종로 지역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곽상언 후보의 지지율은 44.1%, 최재형 후보의 지지율은 38.3%로 집계됐다. 곽 후보가 최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이다. 새로운미래 진예찬 후보(4.1%),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3.7%)는 그 뒤를 이었다.
     
    곽 후보와 최 후보 사이 격차는 '당선 가능성'에 관한 답변에서 더 벌어져 곽 후보는 50.7%, 최 후보는 36.3%로 조사됐다. 진 후보는 4.1%, 금 후보는 0.9%로 그 뒤를 이었다.

    비례정당 투표 의향은 국민의미래(31.3%), 조국혁신당(24.1%), 더불어민주연합(19.3%) 순이었다. 두 야권 정당의 지지율을 합하면 43.4%로, 역시 국민의미래에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 '정부‧여당 견제를 위해 제1야당인 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44.5%)는 정부 견제론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38.2%)는 지원론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양당 견제를 위해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13.4%에 달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부정 평가(58.2%)가 긍정 평가(37.8%)보다 20.4%p 높았다. 다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 대국민 담화에 관해선 동의한다는 의견(51.0%)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42.8%)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했다.
     
    해당 조사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응답률은 7.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여론 갈린 '정치 1번지'…"정권 지켜주고파" vs "민생 없고 경제 폭망"

    연합뉴스연합뉴스
    종로는 2000년 이후 총선,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이 5번, 민주당 계열이 3차례 국회 의석을 가져간 곳이다. 현재는 현역 의원과 구청장까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윤석열 당시 후보(49.48%)가 이재명 당시 후보(46.42%)를 앞섰다. 다만 정권 심판론의 바람이 불어닥친 수도권에서 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총선의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지난 3일 종로에서 만난 시민들의 생각도 엇갈렸다.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만난 종로구민 고모(36)씨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미래를 보고 의료개혁을 하려 한다. 인원을 줄이는 등 보완할 점은 있지만,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국민의힘에 힘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 1번지'란 호칭에 여전히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힌 주민 유모(71)씨는 "정권을 지켜주고 싶다. 후보도 국민의힘, 비례 투표도 국민의미래를 찍을 것"이라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사법)리스크나 법인카드 문제가 있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나도 그렇고 주위를 봐도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통인시장 상인 김모(58)씨는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한 번도 안 만나고,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거부권을 행사하고 무시한다. 이게 무슨 민주주의인가"라고 지적하면서 "민생은 없고 경제는 폭망"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곽상언 후보는 준비된 젊은 사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란 점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곳은 노 전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지역 주민들의 공통된 관심사로는 지역 내 재개발 문제가 꼽혔는데, '정치 1번지' 후보들이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불만도 강했다. 60년 넘게 종로에 살았다는 이광수(66)씨는 부암동 주민센터 근처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고도 제한이 있어 개발 수지가 안 맞는다. 주민들도 많이 떠났다"고 토로했다. 실제 인근에는 '개발제한구역'이란 글자가 새겨진 표지석이 서 있었다. 이씨는 "이 곳을 대표하려면 발 벗고 개미처럼 돌아다니면서 동네를 속속들이 알아야 뭐라도 할 텐데, 만날 자기 잘났다고 싸움질이나 한다"며 "그 나물에 그 밥이니 투표도 안 할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20년 이상 종로에서 살았다는 국경훈(27)씨도 "과거 지역구 의원들은 종로보다 중앙 정치에 더 관심이 많아 지역 문제를 잘 해결하진 못했다"고 평가하며 "젊은 사람들은 당보다는 후보 개인의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후보들이 구체적인 정책을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앙 정치와 지역 현안 사이…적임자 자처하는 여야 후보들


    각 후보는 이에 중앙 정치 인사로서의 상징성과 지역 내 현안들을 균형 있게 다뤄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현역인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는 보궐선거 당선 이후 지난 2년간 지역구를 맡아왔다는 점과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당의 일원으로서 정부, 서울시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당선돼야 종로의 문제를 잘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다"며 "다른 후보들보다 제가 종로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더 많은 애정을 갖고 종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판사, 감사원장으로서의 이력을 언급하며 "법원과 행정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왔다는 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강점이 있다"며 "마지막까지 주민들과 밀도 있게 접촉하고 더 낮은 자세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곽상언 후보는 이에 맞서 '종로 복원'과 정권 심판 여론의 기류를 강조했다. 곽 후보는 "종로구민들은 '정치 1번지'란 긍지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종로가 정치적으로 희생돼 왔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며 "주거지구 생활환경이 열악해져가는 현실에 맞닥뜨린 종로를 다시 활기찬 지역, 사람이 돌아오는 곳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물가 위기가 민생을 휩쓸고 있는데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권의 무능함,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무도함에 대해 심판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며 "정권 심판론은 민주당이 부각한 게 아니라 국민의 절규가 터져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3지대 후보들은 양당제가 종로 발전을 막고 있다고 역설하며 '정치 변화'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새로운미래 진예찬 후보는 자신이 '제3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일관되게 다당제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정치인'이라고 강조하며 "그간 중앙정치의 희생양이 된 종로의 낙후된 주거환경, 교통환경을 개선해 종로를 세계적인 구도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는 "종로는 전통과 성장, '핫플레이스'와 인구 급감, 양극화의 문제가 공존하고 있는데, 여기서부터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해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해 나갈 수 있다"며 "양당 기득권 체제는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 유권자와 정치인들이 함께 결단해 이런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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