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달러 바꿔치기'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COPY'가 인쇄된 위조지폐 사진. 독자제공몽골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달러 바꿔치기'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빈 숙소에 침입해 지갑이나 가방 안에서 미국 달러를 꺼내고 위조 지폐로 바꿔치기 하는 수법인데, 특정 호텔에 묵은 한국인들만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몽골 울란바토르 현지 경찰은 한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달러 바꿔치기 사건 피해를 접수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달러 바꿔치기는 한국인 등 관광객이 소지한 미화 달러를 위조된 달러로 바꿔 채워넣는 방식이다.
관광객들이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인근으로 관광을 떠나면, 그 사이 숙소에 몰래 들어가 가방이나 지갑에 든 달러를 바꿔치기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몽골의 주요 관광상품 중에는 테를지 지역에서의 1박 2일 게르(몽골의 이동식 전통가옥) 체험이 있다.
피해자 A씨를 비롯한 한국인 관광객들은 모두 울란바토르의 유명 B호텔에서 숙박을 하다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경우 100달러짜리 14장인 1400달러를 도난 당했다. 용의자들 대부분은 미화 100달러 지폐를 노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호텔에 짐을 푼 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동안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몽골 호텔 객실 대부분에는 금고가 없어서 A씨는 1400달러가 들어있는 지갑을 가방 안쪽 깊숙이 넣은 뒤, 다시 가방을 옷장 안쪽에 넣어두고 출장을 떠났다.
숙소로 복귀한 뒤에도 피해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던 그는 몽골 달러로 환전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고서야 지갑이 털린 사실을 확인했다. 미화 100달러가 들어있어야 할 지갑 안에는 'COPY'라고 인쇄된 가짜 달러 14장이 들어있었다. 가짜 달러는 실제 달러와 크기나 두께에서 차이가 없었다.
A씨는 "숙소를 잡았다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3일 정도 비웠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라며 "지갑 두께도 그대로이다 보니 달러를 꺼내서 펼쳐보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몽골 울란바토르의 한 호텔에서 숙박한 한국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독자 제공은행 측은 A씨에게 "당신은 지금 위조 달러를 소지하고 있다"라며 "경찰서에 가서 접수해라. 그렇지 않으면 출국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A씨는 현지 경찰에 피해사실을 접수한 상태다.
현재 A씨 외에도 B호텔에 묵은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같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피해자는 소수인 것으로 파악됐지만, 조사 여부에 따라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바꿔치기 당한 가짜 달러는 모두 동일한 일련번호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경찰은 B호텔 내부 관계자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B호텔의 CCTV 등을 분석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는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몽골 측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태를 인지하고 있으며, 영사조력 제공과 함께 몽골 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