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4주년 기념식 헌정 공연. 연합뉴스6·25전쟁 제74주년을 맞은 25일 여권 내에서 '핵무장론'이 급부상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한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잇따라 '자체 핵무장론'을 꺼내들었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핵무장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6·25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날 서울 동작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 행사에서도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가까워졌다"며 "국제정세와 안보환경이 변하고 있어 우리도 이제는 핵무장을 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당 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핵 전력을 활용한 안보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정세는 늘 변해서 동맹에만 의존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일본처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는 게 지금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원자력 협정의 개정이 필요하지만 저희가 잠재력을 갖추는 것 정도는 국제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실효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단계에서 바로 핵무장을 하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큰 제재 받고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에 나와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의 핵무기 정책이 북한의 비핵화에서 북한 핵 관리로 바뀌게 된다. 핵 관리가 바뀌게 되면 완전히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 된다"며 "(우리나라도) 제한적 의미의 핵무장 옵션을 열어 두자"고 말했다. '제한적 의미의 핵무장'이란 우리나라도 핵무장을 한 뒤, 북한과 동시에 핵 폐기를 하자는 의미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오전 새미준 행사에 참석해 "제가 정치를 쉴 때 책을 발간했는데, 그 책에서 '우리도 핵을 갖자'고 주장했다. 당시만 해도 그런 주장하면 바보 취급을 당했다"며 "북한은 이미 핵 무기를 소형화, 경량화 했다. 우리가 핵을 갖지 않으면 핵 그림자 효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핵을 가진 국가와 그렇지 않은 그 이웃국가는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돼서 상대방 하자는 대로 끌려간다. 종국적으로 핵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많이 이야기했다"며 "어제 밤에 (북한에서부터) 오물 풍선이 5번째로 넘어왔다. 서울시장으로서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선배들의 피로 지킨 대한민국은 지금 안전한가. 핵을 가진 북중러에 맞서 핵이 없는 우리는 미국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우리 국민 다수는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을 더 이상 믿지 못한다"며 "북한이 핵미사일로 워싱턴, 뉴욕, LA를 위협할 때 미국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오래 전 정치인으로는 최초로 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주장했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를 주장했다"며 "누구도 믿지 않는 '북한 비핵화'라는 허구의 레토릭은 이제 폐기해야 한다. 역설적으로 우리가 핵무기를 가져야 비로소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협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