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 최종안의 표결을 거쳐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오른 1만 3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은 건 1988년 제도 도입 이래 37년 만에 처음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투표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5차 수정안에서 근로자위원 측은 시간당 1만 120원(전년 대비 2.6% 인상)을, 사용자위원 측은 1만 30원을 제시했다.
이어 재개한 회의에서 투표에 부친 결과 사용자위원 측 안이 14표, 근로자위원 측 안이 9표를 받은 것이다.
다만 이날 투표는 표결 직전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이 반발해 불참한 가운데 나머지 23명만 참여해 이뤄진 것이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노·사·공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즉, 공익위원 9명 중 5명은 사용자위원 측 안을, 4명은 근로자위원 측 안을 지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로써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1988년 제도 도입 이래 처음으로 1만 원 시대를 열게 됐다. 또 최저임금은 2014년 처음으로 5천 원대에 올랐는데, 이후 11년 만에 1만 원대로 진입하는 것이다.
다만 인상률 1.7%는 지난 2021년의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작다.
최초 1만 2600원 제시했던 勞 vs '동결'서 물러선 使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10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이번 의결이 이뤄지기까지 노사는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특히 막판 협상은 전날 오후 3시 10차 전원회의부터 이튿날 새벽 11차 회의까지 '약 12시간'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타결됐다.
앞서 최임위는 지난 9일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최초 제시안과 1차 수정안을 도출한 뒤, 전날 10차 전원회의에서 2~4차 수정안까지 제시했다.
최초 제시안부터 4차 수정안에 이르기까지 근로자위원 측 요구안은 1만 2600원(올해 대비 27.8%↑)→1만 1200원(13.6%↑)→1만 1150원(13.1%↑)→1만 1천 원(11.6%↑)→1만 840원(9.9%↑)까지 내려왔다.
사용자위원 측의 경우 최초 제시안으로 동결을 제시, 9860원(0%↑)→9870원(0.1%↑)→9900원(0.4%↑)→9920원(0.6%↑)→9940원(0.8%↑)까지 올라왔다.
그러는 사이 양측 간극은 최초 2740원에서 900원까지 좁혀졌지만, 전날 자정을 넘기며 마라톤 회의를 벌여도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자 결국 공익위원 측이 나서서 하한 1만 원(1.4% 인상)~상한 1만 290원(4.4% 인상)의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했다.
최임위 내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이 합의를 이루거나 표결에 돌입할 정도로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결정토록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노사는 이날 새벽 2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5차 수정안을 내놓고 표결한 것이다.
이날 최임위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은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에 제출된다. 노동부가 8월 5일까지 확정·고시하면, 내년 1월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노동부의 최종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노동부는 이의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재심의가 이뤄진 사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