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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현장점검까지 나섰지만…기로에 선 가계부채 대책

경제 일반

    은행 현장점검까지 나섰지만…기로에 선 가계부채 대책

    정부 대출규제에도 시장금리 떨어져 효과 반감
    갈팡질팡 부채 관리 정책에 시장 혼란
    하반기 취약차주 대출 보릿고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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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커지는 가계대출 총량을 잡으려 시중은행 현장점검까지 나섰지만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정책 효과가 무색해졌다. 반면 정부의 시장개입 본격화로 오히려 '대출 막차 수요'가 자극받는 한편 하반기 금리인하가 본격화돼도 취약차주의 자금 융통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날(1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주기형)금리는 연 2.89~5.64%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은행들은 정부의 대출규제 신호에 맞춰 가산금리를 0.05%~0.2%p 올렸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효과가 반감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가산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상 전과 비교해 주담대 금리 하단이 0.06%p 오른 데 그쳤고, 다른 은행들 역시 인상 효과가 반감돼 주담대 금리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지난 15일부터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직접 관리까지 나섰지만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하반기 미국 금리인하 기대 등이 반영되면서 주담대 고정·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시장금리(금융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모두 하락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진 탓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금융채(AAA, 5년) 금리는 한 달 전인 6월 중순까지만 해도 3.6%대였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15일 기준으로 3.347%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은행연합회에서 공시한 6월 코픽스도 신규 취급액 기준 3.52%로 전월보다 0.04%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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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애매한 시장 개입이 아니라 명확한 방향성으로 관련 정책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은 DSR 규제에서 예외였던 부분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그간 예외였던)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이상이다. 이런 정책성 대출들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부채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규제를 하겠다면서 스트레스DSR 2단계 실행은 미루고, 정부 한편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리라고 요구하는 등 혼선이 거듭되는 게 문제"라며 "부동산 시장은 상승 흐름으로 가는데 정부 입장은 계속 뒤바뀌니 오히려 대출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출 조이기'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 반면, 정부의 시장개입이 본격화되면서 차주들의 움직임은 오히려 바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차례 미뤄진 스트레스DSR이 9월 시행되면 1금융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취약차주 등 자금 실수요자들의 대출 여건은 더 어려워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날 발표된 국내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5월 말 기준)이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가계대출에서도 자금경색이 심화하는 상황은 취약차주를 더욱 한계로 몰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자영업자들은 기업대출뿐 아니라 1·2금융권에서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을 통해 사업자금을 융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석 교수는 "정부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DSR 규제를 확대하게 되면 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지방 부동산 PF 사업장 등의 부실화 압박도 세지는 등 단기간 상황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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