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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명심 맞춤' 당헌 개정 완료…'이재명 2기' 때는?

국회/정당

    민주당, '명심 맞춤' 당헌 개정 완료…'이재명 2기' 때는?

    강령엔 이재명표 '기본사회' 명시, 당헌엔 대표 '자문위원' 신설
    총선 끝났고 '허니문'도 끝이라는 시각…금투세도 찬반 팽팽
    친명에 각 세우는 경선 2위 정봉주…최고위 입성해 다른 목소리 낼까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당 대표 연임을 위해 임기보다 일찍 대표직에서 물러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중심으로 꾸려졌던 '이재명 1기 지도부'가 오는 18일 막을 내린다. 약 2년 동안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 및 강령 개정안을 준비해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통해 의결했고, 그때마다 '이재명 맞춤형'이라는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4·10 총선을 위한 당내 공천과 총선 승리를 통해 당을 장악한 이 전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 작업이 이뤄질 때마다 부담감을 표했지만, 이 같은 당의 움직임은 결과적으로 이 전 대표 체제를 더 공고히 해왔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여기에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하나같이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 전 대표를 지키겠다고 외치면서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2기 체제' 민주당에선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령엔 이재명표 '기본사회' 명시, 당헌엔 대표 '자문위원' 신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6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6차 중앙위원회의에서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12일 민주당 중앙위는 제6차 회의를 열고 강령과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번 개정은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포기한 국민과 민생을 돌보고 새 시대에 맞게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개정안을 살펴보면 이 전 대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대목들이 특히 눈에 띈다.
     
    우선 민주당은 강령 전문(前文)에 '민주당이 원하는 사회'로 이재명표 정책 표어인 '기본사회'를 적시하기로 했다. 강령 전문 외 13개 정책 분야에 기본사회를 포함한 기본소득·기본주거·기본금융 등과 같은 하위 개념을 포함할까지도 검토됐으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편향성 논란'을 우려해 구체적인 내용은 빠졌다.

    또 이날 의결된 당헌 개정안에는 전직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을 신임 당 대표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게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관련해 당 지도부 관계자는 "2년간 (지도부 일원으로서) 쌓아온 노하우와 정보를 유지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도부 소속 의원은, 이 전 대표 연임 시 세력을 실어주기 위함이냐는 질문에 "힘을 합쳐서 정권을 탈환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은 일 아니냐"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총선 전후로 진행된 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 작업은 이 전 대표의 당내 '장악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돼 왔다. 총선 국면 직전인 지난해 말에는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 팬덤을 이루는 권리당원 표 반영 비중을 높이는 개정이 이뤄졌다. 총선이 끝나고 이 전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면서는 대선 1년 전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규정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당헌을 수정했다. 당론을 위반하거나 공천에 불복한 경우 불이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져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기도 했다.
     

    총선 끝나고 '허니문'도 끝…정봉주는 친명에 각 세워

    연합뉴스연합뉴스
    전례 없는 당 대표직 연임 시도와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합' 분위기는 당내 다양성을 저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대급부로 총선으로부터 4개월이 지나고, 이재명 2기 체제 출범을 눈앞에 두면서 역동성이 살아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흐름도 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진 총선이 끝나고 허니문 기간이었다"며 당내 토론 부활을 암시했다. 그는 "원래 민주당 안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지난 총선 때도 선거제를 두고 진지하게 토론하지 않았느냐"며 "다른 정책 사안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두고도 물밑에서 토론이 시작된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금투세 유예 또는 완화 입장을 드러냈지만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은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지난 8일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선 이소영 의원이 '유예' 의견을 피력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는 반대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현 당 지도부는 공식 논의를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고 있다.
     
    의원들뿐 아니라 8월 18일 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할 새 지도부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최고위원 경선 2위를 달리고 있는 정봉주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팔이' 무리를 척결해야 한다"며 당내 친명 세력을 향해 선전포고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누가 뭐라 해도 민주당의 최대 자산"이라면서도 "지금처럼 이재명 팔이 무리를 방치하면 탄핵도, 정권 탈환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가 최고위원회 입성에 성공한다면 기존 '친명 세력'과는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연유다.

    다만 정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자마자 이 전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게 이는 등 벌써 후폭풍이 시작된 상황이다. 이 전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엔 "기자회견 보고 지지를 철회한다"거나 "배신감을 느낀다"는 글이 빗발쳤다. 이에 한 재선 의원은 "정 후보의 스텝이 꼬였다"고 평가며 정 후보가 자칫 최고위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까지 내다봤다. 이 전 대표도 강성 당원들을 기반으로 삼고 있고, 당헌·당규 개정도 이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뤄진 만큼 이들의 지지가 없이는 새로운 목소리가 반영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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