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7일, 윤승주 일병(당시 21세)은 선임병들에게 맞아 죽었다.
육군 제28보병사단 소속 의무병으로 복무하던 윤 일병은 2014년 4월 6일 내무반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세상을 떠났다.
윤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69)씨는 고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을 접하며 아들을 떠올린다.
고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 씨.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안씨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박정훈 대령처럼 유족과 같이 싸워주는 헌병대장(수사단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기적이다"라며 "이런 분이 아들 사건 때 함께했다면 이렇게 힘들게 싸우진 않았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가해자인 선임병들의 일방적 주장만 들은 군당국 때문에 윤 일병 죽음에 드리워진 흑막을 걷어내는 게 쉽지 않았다는 안씨.
안씨는 "처음엔 만두를 먹다가 그게 걸려서 질식을 했다는 식으로 가해자들이 책임을 피하려고 했다"며 "승주의 몸을 보면 온 통 멍이 들었다. 처음부터 은폐하고 축소하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유족과 군인권센터의 추적으로 아들을 질식사로 몰아간 군당국의 거짓이 드러났다. 진상은 참혹했다. 이모(당시 26세) 병장 등 선임 4명은 한 달여 동안 윤 일병을 폭행하고 잠을 재우지 않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바닥에 뱉은 가래침을 핥게 하기도 했다.
아들과 찍은 사진.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윤 일병은 정수리와 가슴 등을 구타당하고 쓰러진 뒤에도 폭행당하다가 뇌사 상태에 빠져 끝내 사망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다른 장병의 진술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실마리가 됐다.
"지휘관들이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사건을 축소하고 꾸민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부검도 하기 전에 아들이 질식사로 숨졌다는 뉴스가 나왔죠."
생전 윤승주 일병. 유족 제공거짓말을 밝히기 위해 10년을 싸워온 사이에 군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잇따랐다. 그 사이에 하나뿐인 아들 '윤 일병'은 군대 폭력 피해자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길 때마다 아들을 떠올린 안씨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려는 군당국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휘관의 엇나간 조치에 더 큰 마음의 상처를 받은 기억 때문이다.
안씨는 "이 상황에서 누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싶겠나. 입대 거부 운동이 일어난다고 해도 국가는 할 말이 없다. 우리 자식들을 안심하고 맡기고, 지켜줄 수 있는 시스템 정립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씨는 호스피스 병동에 일하는 간호사를 꿈꾼 아들이 못다 이룬 뜻을 이어간다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신앙심이 깊었던 윤 일병은 숨지기 1년 전에 성경에 '죽음을 앞둔 이들을 위로하고 간호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아들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만드는 게 남은 소망이에요. 그렇게 라도 아들이 잊히지 않게 하고 싶어요. 그래야 나중에 천국에서 아들을 만나도 부끄럽지 않겠죠."
윤 일병 사망사건을 조사한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해 "군 복무 중 선임병들의 장기간 지속적인 구타와 가혹행위로 인해 광범위한 피하출혈 등에 의한 속발성 쇼크로 사망했다고 인정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국방부장관을 향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검시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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