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몸캠피싱' 피해자들의 상담·신고 사이트를 표방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운영진이 여성들의 사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정보 등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게시물 공유를 방치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사이버보안협회 김현걸 회장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해당 커뮤니티 운영진을 경찰에 전날 고발했다. 고발장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접수됐다.
몸캠피싱이란 동영상, 이미지 등 성적 콘텐츠 교환을 유도한 뒤 악성파일을 통해 피해자 연락처, SNS 정보를 획득해 유포를 빌미로 금전을 갈취하는 범죄다. 김 회장이 운영 방식을 문제 삼은 커뮤니티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몸캠피싱) 피해 사례를 공유해주면 또 다른 피해자 발생을 막을 수 있다"며 가입 시 "가해자와의 대화 내역, 가해자 프로필을 첨부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관련 사진 첨부란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피해자들의 민감한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는 행위"라고 고발장에 적시했다.
아울러 "(커뮤니티에서는) 여성들의 불법 촬영물, 사진, 영상 등이 당사자 동의 없이 다수 수집, 공유되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성폭력처벌법 등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라는 내용도 고발 이유로 제시됐다. 커뮤니티 내 '가해자 신고' 게시판 등에서 가해 여부가 불확실한 여성들의 사진과 개인정보가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이유 만으로 가입자들에게 무분별하게 공유됐는데, 불법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개인정보가 공유된 여성들 중에는) 미성년자로 보이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며 "실제로는 이들 또한 사진 등을 도용 당한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고발 건과 관련해 한 성범죄 전문 변호사는 "(커뮤니티에서 공유된 여성 사진 등이) 실제 몸캠피싱 가해자가 맞는지, 아니면 불법 합성물인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범죄자라고 단정해 게시하면 명예훼손의 소지가 다분히 있어 보인다"며 "수사 기관의 단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특정 다수가 보는 온라인 게시판에 (여성 사진을) 올린다는 건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커뮤니티가 피해자들의 자발적 온라인 커뮤니티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사이버 범죄 대응 업체 A사가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해당 커뮤니티 이름으로 등록된 상표의 최종권리자가 A사 대표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과거 광고 수탁사에서 해당 커뮤니티를 업체 광고 목적으로 운영했는데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공식적으로 작년 하반기에 상표를 이전 받았고, 계정 관리에 대한 소유권 이전은 올해 받았다"며 A사와는 관계없이 대표가 커뮤니티를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업체 홍보글 등을 삭제하고, 따로 관리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가해 여부가 불확실한 여성들의 사진이 '가해자 신고' 게시판에서 공유된 점에 대해선 "(몸캠피싱에 사용되는) 이미지들은 다 (여성) 피해자들의 이미지를 도용한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 삭제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전날 CBS노컷뉴스 취재 직후 커뮤니티에는 "절대 가해자의 사진을 올리지 말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공지엔 "가해자의 프로필 사진 또한 협박범들이 일반인들의 사진을 도용해서 프로필로 달고 있는 경우가 무수히 많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에 올라왔던 여성 사진은 대부분 삭제됐고, 가입 시 기입 사항이었던 가해자 프로필 첨부 요구도 현재는 사라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