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종호입니다. 먼저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도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오늘도 세 가지 소식 준비했는데요. 먼저 첫 번째 소식입니다.
시민 손 들어준 헌재 아시아 첫 기후 소송 결과.◆ 홍종호> 지난주 가장 뜨거웠던 뉴스 중 하나 아니겠어요?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현 기후위기 정책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거죠.
◇ 최서윤> 네. 현행 탄소중립기본법, 2022년에 제정됐고 올해 1월부터 시행했는데 이게 헌법에 불합치한다. 위헌이니까 시간 줄 테니 법을 바꿔라, 이런 결정을 내린 겁니다. 기후 소송의 출발은 2020년 3월에 청소년 기후 행동이라는 활동가 19명이 처음 제기한 헌법소원이고요. 이후에 제기된 다른 기후 소송들이랑 병합되면서 4년 5개월 정도가 지나서 이번에 결론이 나온 겁니다.
◆ 홍종호> 이런 소송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여러 번 있어왔죠. 특히 독일이나 네덜란드 이런 데서 적극적으로 했고 또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고 그렇죠. 우리나라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이게 헌법 불합치라고 본 건지 설명해주세요.
◇ 최서윤> 일단 배경을 조금 말씀드리면 2050년까지 주요국이 탄소 중립을 이뤄야 하죠. 그러려면 그 사이에 얼마큼 배출량을 줄이고 하는 그 감축 목표가 구체적으로 있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에 맞게 정책적으로 로드맵을 짜요. 법률에 근거해서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이라는 법률에 근거하는데 이번 판결은 핵심이 두 가지예요.
◇ 최서윤> 8조 1항에서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에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적어도 35%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목표를 세워야 된다, 이렇게 명시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상하잖아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해야 되는데 법률은 30년까지만 얘기가 돼 있는 거예요. 그래서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목표가 없는 부분, 이게 기본권을 침해한다 라는 게 한 가지 있고요. 또 한 가지는 목표 최소치가 너무 적다, 이런 취지로 여러 가지 소송이 제기됐던 건데요.
2031년부터 2049년까지 감축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은 거는 확실히 위헌 판단이 나왔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최소한 이 정도의 보호 조치는 해야 된다 라고 하는 과소 보호 금지 원칙에 위반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행정권이 법률에 근거해서 발동돼야 되는 법률유보 원칙도 위반합니다. 2031년부터 2049년까지 법률이 없기 때문에 이게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본 겁니다.
핵심은 국민의 환경권을 기본권으로 봤다는 게 좀 의미가 있는 것 같고요. 헌법재판소도 그 판결 이유를 설명을 하면서 의미를 조금 강조를 했어요. 기후위기라는 위험 상황에 상응하는 보호 조치로서 관련 법률이 필요한 최소한의 성격을 갖췄는지를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을 고려해서 판단을 했다. 이렇게 했을 때 이게 위헌이다.
그런데 두 번째, 감축 목표치가 너무 적다는 취지의 주장을 청구인들이 했는데요. 법은 사실 35% 이상이니까 그 이상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는데 40%로 정했어요.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 정한 시행령이 좀 불충분하다 이렇게 주장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이 났습니다. 중장기 감축 목표의 구체적인 비율의 수치를 정한 것뿐이고 이 시행령 자체가 기본권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렇게 헌재는 설명했습니다.
◆ 홍종호> 법은 35% 이상으로 명시가 돼 있는데 그 수치를 시행령으로 40%로 정했고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 글래스고에서 있었던 기후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가서 선언을 한 그 수치죠. 이걸 더 올리라는 것은 기각 판정을 내렸고 다만 2031년 이후에는 목표가 없으니 여기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 라고 헌재가 판단했다고 볼 수 있는 거겠네요.
◇ 최서윤> 네. 그 사이의 목표를 안 정해 놓은 게 청구인들의 이익에는 굉장히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본 거예요. 주목해야 되는 게 청구인들의 나이입니다. 2001년생부터 2022년생으로 이루어져 있거든요. 그러니까 2살부터 20대 중반까지 있어요. 2050년에 우리가 탄소 중립을 한다, 이게 사실 지금 조금 막연하게도 느껴지는데 이 청구인 분들한테는 2050년이 되면 30대에서 많게는 60대예요. 2031년부터 2049년까지 감축 목표가 없는 그 시기에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분들이에요.
◇ 최서윤> 우리가 30년까지 35%밖에 감축을 안 했는데 탄소 중립을 하려면 훨씬 많이 감축이 필요하다 그러면 나중에 후반부에 가서 과도하게 저감 부담을 짊어져야 되는 세대, 2050년 탄소 중립 목표가 실패했을 때 그 실패의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는 그런 그런 세대라고 보여져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기본권 존중 요구를 헌재가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 같아요. 책임과 피해를 우리한테 전가하지 말고 로드맵 확실히 짜라, 이렇게 기성세대한테 요구한 걸 헌재가 인정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10살 때부터 소송에 참여했던 흑석초 6학년 한재아 학생이 이번 헌재 판결에 대해서 소감을 밝혔어요.
'처음에는 헌법소원이 헌법을 바꿔달라고 비는 소원을 줄인 말인 줄 알았습니다. 저희는 미래 세대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이미 존재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세상의 일원으로 태어났고 당연히 기후 위기에서도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라고 말을 했어요.
교수님은 이번 결정 어떻게 보셨어요?
◆ 홍종호> 두 가지 생각이 들어요. 독일에서도 2021년도에 아주 비슷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 판결문에 보면 이런 이 표현이 굉장히 인상 깊더라고요. '자유의 기회는 세대별로 비례해서 나눠져야 한다.'
결국은 환경권은 기본권인데 만약에 현재 세대가 덜 줄이고 그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가한다면 다음 세대는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그 기본권으로서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것이 판결의 정신이었거든요. 그 두 가지입니다. 2031년부터 2049년까지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문제다. 이건 굉장히 제대로 헌재가 판단을 했다고 보고 실제로 국회가 2026년까지 구체적으로 감축 목표를 세워야 되는 책임을 갖게 된 거죠.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봐요. 두 번째가 문제인데요.
◆ 홍종호> 독일의 경우를 보면 당시 독일은 2030년까지 EU의 전체 판단에 따라 피트 포 55(fit for 55)라고 2030년이 되면 1990년 대비 55%의 탄소 감축을 하겠다는 굉장히 큰 목표를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독일의 헌재는 이 55%도 너무 약하다 라는 판단을 한 겁니다. 그래서 더 상향 조정해라 판결을 내렸어요. 55%를 65%로 올리고 목표가 없던 2040년까지 88% 줄여라, 이것도 법에 명시하고 2045년까지는 넷제로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을 다 넣었습니다. 굉장히 실효성 있는 법 체계를 헌재의 결정에 따라서 만들게 된 거죠.
우리나라는 목표가 40% 감축인데 이거는 헌재가 안 건드렸어요. 문제는 과연 지금의 추세로 봤을 때, 정부 정책의 탄소 중립에 대한 진정성과 어떤 전략 정책의 우선순위로 봤을 때 이 40%는 가능하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이것은 헌재가 건드리지 않았지만 좀 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을 정책을 통해서 좀 구현하고 실현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2031년도 이후에 감축 목표도 훨씬 더 실효성 있고 달성 가능한 그런 진정한 의미의 감축 목표를 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40%도 현 정부에서는 산업 부문은 또 목표를 좀 하향 조정하고 막 이랬거든요. 40% 자체는 안 건드리고 부문별로요. 지금 6년밖에 안 남았습니다. 또 현 정부 4년 기간 동안에는 전체 감축 목표의 25%만 줄이고 다음 정부 3년 동안 75% 줄여라, 또 이렇게 2030년까지의 7년 기간 중에서도 또 남은 3년으로 또 넘겼기 때문에 이게 과연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우려가 되는 면도 있죠. 다음으로 넘어가 볼까요?
◇ 최서윤> 다음 소식은요.
다음 세대의 비행은? 지속가능 항공유 뜬다.◆ 홍종호> 지속가능 항공유, 이게 우리나라에서도 의무화한다 이런 발표가 났어요.
◇ 최서윤> 일단 항공유 하면 우리가 등유를 사용했잖아요. 등유를 가공해서 사용하는데 이게 온실가스를 되게 많이 배출하죠. 그래서 항공 분야 탄소 배출이 전 세계 탄소 배출의 한 2~3%를 차지하고 있어요. 한 1km 정도 이동했을 때 탄소량 기준으로 자동차의 2배, 기차의 20배 가량 이렇게 알려져요.
2050년까지 넷제로 하려면 항공 분야에서도 감축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연구를 해서 친환경 폐식용유나 농업부산물 폐기물 같은 걸 좀 이용을 해서 생산한 대체 연료입니다. 그래서 sustainable aviation fuel, 줄여서 사프(SAF)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이용하면 기존 항공유에 비해서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가 있다고 합니다. 만들어놓은 비행기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도 탄소를 감축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 항공사들이 도입을 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 최서윤> 어떤 방식이냐면 우리 기존 쓰던 항공 연료에다가 조금씩 섞는 거예요. 섞는 비율을 제일 먼저 의무화한 나라가 노르웨이로 나와요. 노르웨이가 2020년에 0.5%를 섞는 걸 의무화를 했대요. 다음에 프랑스도 2022년에 1%를 섞고 이렇게 조금씩 시도를 했는데 가장 강력하게 목표를 세운 곳은 역시 유럽연합이에요. 유럽연합은 내년부터 2% 섞는 걸 의무화하고요. 조금씩 높여서 2050년이 되면 70%까지. 등유보다 훨씬 더 많이 섞는 거죠.
일본도 2030년에 10% 혼합 목표를 제시를 했고 우리나라는 시작점이라서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 노선에 1% 혼합 급유를 하기로 했습니다.
◆ 홍종호> 이 항공 부문이 사실은 상당히 탄소 배출이 꽤 많이 되는 부문이어서 배출권 거래제라고 하는 규제에서도 저촉 대상입니다. 한국도 그렇고 유럽도 그렇거든요. 현재 어떤 사례 같은 것들이 좀 있습니까?
◇ 최서윤> 작년 가을에 3개월 정도 인천에서 LA로 보내는 화물기에다가 1% 섞어서 시범 운항을 좀 했고요. 8월 30일에 여객기 부문에서 정식으로 띄웠어요. 국토교통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같이 공동 브리핑을 해서 대대적으로 발표했어요. 대한항공의 일본 하네다행 비행기인데 국산 사프예요. 에쓰오일이 생산한 SAF 1%를 혼합 급유해서 출발했고요. 이 노선을 계속해서 주 1회, 1%씩 혼합해서 계속 상용 운항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대한항공 외에도 지금 여러 항공사가 뛰어들고 있어요.
티웨이 항공이 일본 구마모토행 비행기에다가 1% 혼합 급유해서 출발을 했고 이것도 주 1회 이렇게 계속 가는데 똑같은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까지 모두 일본행 노선에 혼합 급유 운행한다는 계획이에요. 의무화는 2027년부터인데 3년 전부터 미리 운행을 시작하는 거고 그래서 의무화가 됐을 때는 아마 전체적으로 모든 국제선 노선에서 혼합 급유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게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조금 기회를 볼 수가 있어요. 왜냐하면 아까 제일 처음 출발한 대한항공 노선이 국산 에쓰오일이 생산한 SAF를 혼합했다고 했잖아요. 정유업계에는 이게 좀 신시장이에요. HD현대오일뱅크가 지금 국내 최초로 사프를 수출했어요. 전일본공수라고 하죠. ANA항공에다가 수출해서 판매를 했고요. 정부도 생산 확대를 위해 R&D 시설 투자 세액공제 확대 방안, 이런 인센티브 마련 같은 걸 좀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 홍종호> 정유 산업으로서는 새로운 시장 기회이긴 하지만 또 항공산업, 비행기 띄우는 회사 입장에서는 원가가 올라갈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 앞으로 비행기 탈 때 비싸게 주고 표 사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한 정부의 어떤 대책이나 어떤 계획이 있습니까?
◇ 최서윤> 제가 이거 너무 궁금해서 금요일에 국토부 관계자한테 자세히 질문을 좀 해봤습니다. 물어봤더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좀 인센티브를 주려고 한다고 하고요. 가장 손쉽게는 항공사들이 공항 시설을 쓰잖아요. 인천국제공항이나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의 항공사 공항 시설을 쓸 때 사용료를 낸대요. 그런 걸 좀 깎아줘서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줄여주는 그런 방식이 있고.
그다음에 정부가 중요한 권한을 갖고 있는 게 있어요. 국제노선 새로 취항을 하거나 운항 횟수 같은 거 조정할 때 국제노선 운수권을 국토부가 항공회담 같은 걸 해서 받아온 다음 항공사에 배분해주거든요. 배분할 때 평가 기준이 있겠죠. 그 평가 기준에 SAF 혼합급유 운항을 얼마나 하는지. 혹시 소비자 가격에 비용 부담을 전가하지는 않는지 이런 거를 항목으로 넣는 방법을 좀 취해보려고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실 아까 말씀하셨듯이 그 배출권거래제를 이미 항공사들은 하고 있었어요. 2021년부터 배출권 거래제를 해서 배출하는 만큼의 탄소배출권을 사야 됐어요. 이게 2027년부터 의무화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본격화될 수 있었는데 어차피 SAF를 쓰면 덜 배출하니까 덜 사도 되겠죠. 그래서 어차피 들어가는 비용이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전가되지 않을 걸로 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홍종호> 배출권 거래제 자체가 실효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즉 배출권을 적게 할당하고 돈 받고 파는 식으로 하게 되면 정부가 유상할당이라고 하거든요. 이렇게 되면 어차피 이런 걸 해야 돼요. 그래야 탄소를 줄일 수 있으니까 아니면 비싸게 배출권을 사야 되기 때문에 이래저래 항공산업은 여기에 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하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보여집니다. 그러면 마지막 소식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 최서윤>
태양광 둘러싼 미중 무역 갈등 동남아에 이어 인도도 비상이다.미국 관세청이 작년 10월부터 4,300만 달러치 인도산 전자 장비 선정물을 압류를 해서 조사 중이라는 로이터 보도가 있었습니다. 선적돼 있는데 나라로 들이지 않은 거예요. 명목은 중국 신장 지역 위구르인들의 강제 노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부품이 일부 포함돼 있다는 건데요. 전자 장비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태양광 패널인 걸로 추정되고 있고요.
그런데 이게 인도산이기는 하지만 사실 인도에서 중국산 태양광 패널 제조할 때 중국산 소재나 부품 같은 걸 많이 쓴다고 해요. 그래서 이게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의 한 국면이 아니냐 이렇게 해서 좀 주목도가 생기는 뉴스입니다.
지금 미중 무역 갈등의 중심에 태양광이 있는데 처음에는 미국이 중국을 직접 겨냥했어요. 왜냐하면 중국이 지금 존재감이 높잖아요. 세계 태양광 패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80% 정도로 육박하고 가격 경쟁력도 좋고 기술력도 높다고는 하죠. 그래서 점점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니까 미국이 처음에는 중국에 중국 정부가 또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잖아요. 반덤핑, 상계관세 부과하는 관세 장벽을 쌓아서 하다가 2022년쯤에 법이 하나 통과됩니다.
미국이랑 영국, 서방의 여러 나라들이 여기에 합류했는데요. 신장 지역의 위구르인들을 강제 노동 시켜서 만들어진 부품이 들어가는 제품을 다 수입 차단하겠다 이런 좀 강력한 법을 발표했는데 이걸 빌미로 지금 동남아시아 지역, 그러니까 중국이 직접 상계관세를 물게 돼서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니까 중국의 제품들을 가지고 가서 동남아에서 조립만 하는.
◆ 홍종호> 이른바 우회 수출.
◇ 최서윤> 네. 그래서 미국에서는 동남아에서 가는 제품들까지도 차단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4개국, 중국의 태양광 패널 우회 수출국으로 찍혀서 제재를 받고 있고요. 그넫 인도산까지 된 거는 처음이에요. 그래서 명목은 위구르 강제노동 관련이긴 하지만 인도까지 지금 포함이 돼서 너무 전면적으로 봉쇄를 하고 있다. 관련해서 교수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 홍종호> 사실은 이게 이미 벌써 몇 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 패권 전쟁의 하나의 일환인 거죠. 여러 가지 이유를 붙여서 중국의 경쟁력이 있는 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아주 본격화되는 거고 그 중심에 재생에너지 관련, 태양광 패널이 있다는 거죠.
사실은 바이든 정부가 지난 5월달에 이미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 기존의 25% 관세를 50%로 올리는 조치를 취했죠. 그 당시에 명분은 중국 정부가 불공정 무역 거래 행위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많은 보조금을 줘서 저가 제품을 만들어서 팔려고 하고 있다, 이런 게 명분이었는데 는 또 신장 지역의 인권 탄압 문제가 심각하니까 이걸 또 이유로 인도를 통해서 들어오는 태양광 패널까지도 견제하는 조치가 취해지는 거여서요. 미국으로서는 자체 내에 청정산업, 특히 태양광 패널 산업을 크게 키우려고 하는 전략적인 목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부활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이런 목적으로 하고 있는 거여서 그런 전체적인 목적 하에 차근차근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 전략의 일환이다 이렇게 저는 생각이 들고요.
사실은 그 과정에서 또 놓치지 말아야 될 것이, 한국 기업, 한국 산업이 여기에 아주 구체적으로 개입돼 있어요. 우리나라 주요 기업 중에 하나가 미국의 태양광 패널 생산 공장을 아주 크게 대규모로 조지아주, 캘리포니아 이런 곳에 건설하고 공장 가동을 시작한 곳도 있어요. 결국 미국으로서는 중국은 견제하고 미국 내에 직접 투자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IRA법에 따라서 굉장히 좋은 조건으로 보조금을 주면서 빨리 여기 투자해서 생산해서 일자리 만들어 다오, 이렇게 지금 가고 있는 거여서 저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 가서 조 단위 투자를 해서 태양광 패널을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미국의 재생에너지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다 좋은 일인데 이 투자가 미국에만 이루어지고 한국 내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한국 시장은 축소되고 한국에 만들어진 일자리가 미국 일자리로 대체되는 것 아닌가 이런 아쉬움이 있어요.
다른 많은 상품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지만 특히 청정 재생에너지, 태양광 분야에 있어서 이것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어요. 워낙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기술력이 전 세계를 지금 삼킬듯이 덤비고 있어서 이런 기회에 정말 한국도 자체적으로 시장을 키우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서 우리 안에 투자가 이루어지게 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그래서 탄소 감축에 성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청년 세대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이런 노력이 병행돼야 하지 않을까. 그냥 미국 시장이 열리는 것만 보고 거기에 투자하면 좋겠다 라고 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국내 경제정책 전략이 꼭 필요한 그런 대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최서윤> 교수님이 이 분야를 잘 아시잖아요. 제가 궁금했던 게 있었어요. 사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방식이 좀 노골적이잖아요. 몇 년 들어서 특히 전기차, 태양광, 배터리도 그렇고 우리 미래 기술, 청정 기술 관련한 부분들에 대한 견제가 노골적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노골적으로 견제할 만큼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력도 미국에게 위협이 되는 수준이라고 보시나요?
◆ 홍종호> 사실 우리 기업의 태양광 패널의 기술력이 결코 몇 년 전만 해도 떨어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워낙 중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태양광 제조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품질은 좀 떨어지고 효율은 떨어져도 가격은 저가 공세로 중국 제품이 들어온다 이런 얘기가 많았는데 이제는 기술력조차도 굉장히 올라섰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경쟁할 분야는 더 최첨단 소재, 페로브스카이트와 같은 이러한 신광물을 사용한 태양광 패널 제조 이쪽이 아주 새로운 금맥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어요. 이런 쪽은 아직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저는 이런 쪽에 좀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서 중국의 재생에너지 분야의 부상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 기술, 효율을 높이고 하는 이런 쪽으로 가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또 놓치게 되면 정말 중국이 어디까지 이 시장을 잠식할지 우려되는데요. 이걸 우려라고 해야 될까요. 전 세계적으로는 좋은 건데. 그런데 국가별로는 우리의 경쟁력을 침해하기 때문에요. 중국 내에서 작년 2023년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설비 규모가 217기가와트거든요. 이게 어느 정도냐 하면요. 대한민국에 우리나라에 설치돼 있는 모든 태양광 패널의 설비 용량을 누적량을 다 합치면 25기가와트예요. 중국은 거의 8~9배 정도 되는 게 1년 내에 설치가 된 겁니다. 이렇게 시장 규모가 크고 그래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다 보니 단가는 계속 떨어지게 되고 중국 내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력도 높아지는 거죠.
이런 거를 지금 미국은 미국 안에서 실현하려고 하는 거거든요. 미국의 재생에너지, 태양광 풍력의 기술력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 받고 일자리 만들고. 대한민국도 해야 되지 않겠나. 여러 가지 이유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전환을 이루고 또 국내에 이 분야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포석을 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거죠.
◇ 최서윤> 결국에 미래의 헤게모니가 재생에너지에 있다. 네.
◆ 홍종호> 네.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렇게 세 가지 또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