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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in)서울' 바람에 '서울공화국' 돼 버린 대한민국

부산

    '인(in)서울' 바람에 '서울공화국' 돼 버린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서울서 정책 콘퍼런스 개최
    박형준 부산시장, 인구밀도에 따른 '아귀 모델' 소개
    "수도권이 잔뜩 화난 아귀의 모습"
    "수도권 유입 인구 78.5% 청년들…지금 행복한가"
    "혁신 거점 집중 육성…광역경제체제로 나아가야"

    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에서 시도지사들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부산시 제공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에서 시도지사들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부산시 제공
    "1990년대부터 들리기 시작한 '인 서울(IN SEOUL)' 바람이 지금에 와서 대한민국을 아귀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모든 기준은 서울이 된 지금,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 돼버렸습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토지 면적당 인구수를 표현한 '인구밀도에 따른 대한민국 지도'를 소개하며 내뱉은 탄식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 잔뜩 화가 난 아귀의 입처럼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 지도는 그렇지 않아도 좁은 국토를 불균형하게 쓰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일 수 있다.

    이 같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대한민국 시도지사들이 머리를 맞댔다.

    10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가 처음으로 연 이날 콘퍼런스에는 협의회장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모두 13명의 시도지사가 각 지역의 애로와 전략을 들고 한자리에 모였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박형준 시장은 '균형발전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기조 발제에 나섰다.

    과거 경부선축 중심의 발전상을 설명하며 대한민국의 산업화 당시에는 수도권 일극이 아니었다고 상기한 박 시장은 1990년대 들어 부산은 물론 남부권이 성장 억제 정책에 묶이면서 현재 상황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2024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 시장은 이어 수도권이 불룩 부풀어 오른 대한민국의 인구밀도에 따른 지도를 '아귀 모델'이라고 표현하며, "전 세계 아귀 모델 국가 중 가장 못생긴 아귀 모델을 지금 대한민국이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수도권에 유입되는 인구의 78.5%가 청년들"이라며 "그 청년들이 수도권에 와서 일자리는 구했을지 모르지만, 주거와 출퇴근 등을 놓고 봤을 때 과연 행복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결혼을 빨리 못하니까 아이를 낳을 수가 없고 결국 아이를 낳지 않는 풍토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결국 수도권 일극주의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초저출생 문제도 해소될 수 없다"고 연결 지었다.

    박 시장은 해법으로 대한민국 국가 운영 패러다임 자체를 완벽히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여러 지역에 떡 하나씩을 고르게 나눠주던 기존의 균형발전 방식으로는 이 위기의 흐름을 도저히 바꿀 수 없다"며 "혁신의 거점은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해 혁신의 에너지가 응집될 수 있도록 하고, 그 혁신의 에너지가 인근 지역으로 파급되는 광역경제권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규제와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에 '연방제에 준하는 과감한 자치와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각 거점에 혁신의 인프라와 혁신의 인재, 혁신의 산업이 집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대한민국이 수도권 중심의 한 바퀴로 돌아가는 나라가 아닌, 거점별로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특성에 맞게 발전해 두 바퀴, 세 바퀴로 구르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이 온 나라가 함께 잘 사는 길이자, 국민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아귀로 표현한 인구밀도에 따른 대한민국 지도. 부산시 제공박형준 부산시장이 아귀로 표현한 인구밀도에 따른 대한민국 지도. 부산시 제공
    이어서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두겸 울산시장이 연단에 올라 각 지역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감소하고 있는 출생률을 높기 위해 현실적인 지원책과 프랑스식 동거 제도와 동거혼 제도 도입 검토, 결혼과 출산 시 증여받는 증여세 비과세 범위 확대, 개방적인 이민정책 등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기조 세션 이후 인구소멸 대응과 청년 유출 방지,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 지방자치 강화와 중앙·지방 협력을 다짐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어진 일반 세션에서는 서울 등 9개 시도에서 인구감소 대응과 지역 경제, 제도 개선 등을 주제로 각 지역의 상황과 전략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기조 세션은 한국방송기자클럽(BJC) 35주년 특별 기획으로 CBS를 비롯한 6개 방송사가 동시 생방송했으며, 본행사는 오는 25일과 26일 양일간 KBS1을 통해 녹화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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