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반(反)유대주의·반이스라엘 후보로 규정하며 "해리스나 민주당을 위해 투표하는 모든 유대인은 머리를 검사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재임기간 친이스라엘 정책을 폈는데도, 유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는 것에 대한 붊만이자 푸념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유대인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사회에 만연한 반유대주의를 방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반유대주의가 이 정도로 심각해진 게 믿기지 않는다"며 "15년 전에 이스라엘은 가장 강력한 로비 세력이었고, 그들에 대해 안좋은 말을 했다면 정계에서 퇴출당했다"고도 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일었던 '반유대주의 시위'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당시 미 동부 컬럼비아대학에서 학생들이 연행되면서 불붙기 시작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이후 미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취임하면 미국 내 유대계 사회에 새로운 밝은 날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의 투표로 난 여러분의 수호자이자 보호자가 될 것이며 유대계 미국인들이 백악관에서 경험한 가장 친한 친구(best friend)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을 인정했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또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기도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계 유권자의 29%로부터 표를 얻는데 그쳤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에 비해 한참 뒤처지는 유대계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는 20일(현지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를 하고 있다"며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열하고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한 전력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세컨드 젠틀맨'인 엠호프는 유대계 미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