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을 지나면서 많은 여성이 느끼기 시작하는 몸과 마음의 변화인 '갱년기'는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인생의 한 시기다. 평소에 건강하게 유지했던 생활 리듬이 흔들리며, 예전과 다르게 피로가 쌓이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여성호르몬 감소와 다양한 신체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 결과 안면홍조, 우울감, 골다공증, 체중 증가 등 여러 가지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요리하는 의사'로 알려진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산부인과 황인철 주임과장은 CBS 노컷비즈의 실컷 '의사결정'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갱년기를 그냥 사춘기처럼 지나가는 시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갱년기에 쉽게 부족해질 수 있는 영양소를 잘 섭취하고, 갱년기에 알맞은 운동, 적극적인 치료와 가족들의 관심으로 현명하게 지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후 골다공증 가장 흔해… 칼슘 섭취 높여야
갱년기에는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이 명확히 구분된다.
먹어야 할 것은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부족해지는 것들이다. 여성의 몸은 갱년기를 지나면서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 갱년기가 온 여성에게는 칼슘과 비타민 D가 부족할 수 있으면 이 두 가지가 풍부한 음식 섭취를 권장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달걀과 버섯, 그리고 유지방 제품들이 좋다. 또한,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호르몬이 풍부한 두부나 청국장과 같은 식품들도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지방세포가 쉽게 축적이 된다. 갱년기로 인해 비만으로 가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야식이나 술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갱년기의 우울감, 음식으로 풀어선 안 돼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황인철 주임과장.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갱년기는 우울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기분 전환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찾곤 하지만,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하면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비만이 되면 거울에 비친 평소와 달라진 모습을 보며 또 다른 우울감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갱년기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건강한 음식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과 체중 관리가 꼭 필요하다. 황 원장은
"정말 큰 행복은 잠시 느끼는 포만감에 있지 않고, 건강을 잘 관리하면서 얻는 보람에 있다"며
"갱년기일수록 건강 관리에 철저한 것이 장기적으로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호르몬 치료도 적극 고려하는 것이 좋아
갱년기 증상이 심할 경우, 이를 혼자서 이겨내려 하기보다 의료적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해결되는 '사춘기'와 달리 '갱년기' 적절한 호르몬 치료를 통해서 그 시기를 줄일 수도, 증상을 완화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호르몬 치료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갱년기 초기 5~10년간의 호르몬 치료는 오히려 이점이 많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충분한 도움을 받는 것이 오히려 좋다.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안전한 치료 계획을 세운다면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갱년기에도 운동은 필수, 그러나 무리한 운동은 금물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에게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근력 강화 운동과 뼈에 자극을 주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간혹 갱년기 건강관리를 위해서 처음 해보는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격한 운동보다는 무릎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스트레칭, 계단 오르기, 가벼운 줄넘기 등의 운동이 적합하다. 또 운동 역시 계획을 세워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만약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트레이너나 전문의와 상의해서 나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찾는 것이 좋다. 운동은 단순히 갱년기 증상 예방, 체력 관리를 하는 것을 넘어 정신적 안정을 주고 우울감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으므로, 갱년기에는 꾸준한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갱년기는 같이 이겨내는 것…가족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황인철 주임과장.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갱년기를 건강하게 이겨내겠다는 '본인의 의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가족의 이해와 지지'이다. 황 원장은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을 단순히 나이가 드는 과정으로 치부하지 않고 건강과 심리적 상태에 대한 가족들의 지지와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성은 갱년기가 되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우울감, 감정 기복을 겪기 쉽다. 또 사회적 관계에서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남편과 자녀들을 비롯한 가족들은 이 시기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야 하며, 가족의 유대감이 가장 큰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