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창원 기자검찰이 경기도 예산 1억원가량을 유용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하면서 경기지사의 지시나 승인 없이는 공무원이 이 같은 예산을 임의로 사용할 수 없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이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과일이나 샌드위치, 세탁비 등을 모두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했으며 경기도 관용차량도 전용했다고 판단했는데, 대부분 공적 용무로 사용하는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몄다고 판단했다.
28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가 과일이나 샌드위치 비용 및 세탁비, 경기도 관용차량을 전용하는 방식으로 경기도 예산 1억 653만원을 유용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비용은 경기지사용 업무추진비로 처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업무추진비는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가 사용 여부와 명목을 결정하는 예산이며, 이 대표의 지시나 승인 없이는 공무원이 임의로 용도를 정해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대표 지시 하에 예산 유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실제 비용 처리는 이른바 '사모님 팀'이 주도했다고 봤다.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배모씨가 팀장을 맡아 이 대표와 가족들이 먹을 과일을 경기도 예산으로 구매하면서 279만원 상당을 유용했다고 봤다. 반면 지출결의서에는 비서실 내방객용이나 간담회용으로 허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이 대표 부부가 공무와는 무관하게 취식하는 샌드위치를 구매하면서 680만원을, 개인 세탁비용으로 270만원을, 식사비용으로 889만원을 모두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 의전용 관용차량을 개인 용도로 수시로 사용해 임차료 등 6천만원 상당의 이익을 취했다고도 판단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재임 기간인 2018년 6월~2021년 10월 동안 6500만원 상당의 관용차를 이용했으며, 자택 인근에 있는 행정복지센터를 차고지로 추가 등록해 차량을 경기도청으로 반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차량에는 이 대표가 거주하는 아파트 입주민 스티커를 붙일 만큼 개인용도로 사용했지만, 정작 서류에는 허위로 운행일지를 작성해 공무상 운행한 것처럼 속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검찰은 김씨에 대해서는 "범행의 가담 정도와 역할을 고려했다"며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관련 상황 등을 고려해 기소는 하지 않는 처분이다.
한편 검찰의 기소 이후 민주당은 "검찰 독재정권의 집착과 광기가 어린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치 검찰이 막가파식 정치 보복으로 법치를 훼손하고 사법 정의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흥청망청 증빙도 없이 쓴 검사들부터 기소하고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죄를 엄정하게 물어야 형평성에 맞지 않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