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탄핵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5년 만에 한국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두 시간 만에 해제되는 초유의 사태에 한국의 '민주주의 성공 신화'가 위기에 처했다는 외신 진단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날 한국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이번 일로 그간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민주주의의 성공 신화를 썼던 한국이 혼돈에 빠졌다고 짚었다.
더타임스는 "한국은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문 안정의 상징으로 여겨졌다"면서 "이 국가가 지정학적으로 전 세계의 가장 큰 '화약고' 중 하나의 한 가운데에 자리해 있다는 사실은 이를 더욱 예외적이고 가치 있게 만들어왔다"고 짚었다.
그러나 "화요일 밤 국회의사당에서 군인들이 국회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2024년 현재 더 이상 그런 것(안정)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전 세계의 자유 민주주의 동맹국들이 이번 일을 지켜보며 느낀 충격을 전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한국이 이전까지 일궈 온 민주주의의 성과에 대해 "이 나라는 최근 수십년간 서방 세계에 있어서 거대한 '성공 스토리'가 되어줬다"면서 "한국 전쟁에서 영국과 미국 군인들을 포함해 수많은 목숨을 대가로 자유를 얻은 이후로 한국은 서방의 동맹이었으며, 비무장지대(DMZ) 북쪽의 김씨 일가(북한 정권)에 맞서 '냉전 전선'을 용감하게 지켜온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십년간 한국 사회가 북한과 중국, 미국과의 관계 등을 두고 내부적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언제나 민주적인 정권 이양이 이뤄졌으며, 동시에 눈부신 경제·문화적 성장도 일궈냈다고 조명했다.
이처럼 동아시아의 성공적인 민주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한국에서 벌어진 혼란에 서방 자유주의 동맹의 리더인 미국도 우려에 잠길 것이라고 이 매체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