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사생활 논란을 빚고 있는 피트 헤그세스(44) 국방장관 지명자의 교체를 검토하면서 대안으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권 인수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헤그세스 지명을 철회하고 복수의 후보를 검토하고 있으며 그중 디샌티스 주지사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공화당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디샌티스를 국방장관에 지명하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놀라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또 다른 소식통은 "아직은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마러라고에 온 손님들과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에서 디샌티스의 이름을 언급한 정도라고 봐야한다"고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립학교 저학년에게 성적 정체성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이른바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 법을 발효시키기도 했다.
이는 군대 내 '워크'(WOKE·진보 어젠다 및 문화 통칭) 세력을 제거하려는 트럼프 당선인과 일맥 상통하는 측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올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경선 초반 중도 사퇴했으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경선 과정에서 티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 대해 비난했고, 트럼프의 고령을 공격하기도 했다.
만약 실제로 디샌티스 주지사가 입각할 경우, 플로리다 정치권은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
현재 디샌티스 주지사는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의원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경우 해당주의 주지사가 대체자를 선택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차남 에릭 트럼프의 아내 라라 트럼프는 마코 루비오의 입각으로 공석이된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을 내심 바라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입각할 경우, 플로리다 주지사 보궐 선거라는 변수도 생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녀 이방카의 경우 트럼프 1기 때와는 달리 아버지의 재선 과정에서는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플로리다로 이주한 후 이방카에게는 차기 주지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다.
한편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헤그세스는 2017년 공화당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 사건을 비공개로 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피해 여성은 당시 성폭행 사실을 신고한 병원에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날밤 사건 대부분을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술에 무언가가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본다"며 약물 피해 가능성도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국무장관에 내정됐던 멧 게이츠는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미 정치권에서는 멧 게이츠 뿐만 아니라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도 상원 인준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헤그세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4일(현지시간) "나는 언론의 재판이 아닌 존경하는 상원의원들과 함께 정직한 청문회를 기대한다"며 "나는 싸움에서 물러난 적이 없고, 이번 싸움에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