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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 터질까 잠 못 이뤄"…'계엄 트라우마' 확산

사회 일반

    "새벽에 일 터질까 잠 못 이뤄"…'계엄 트라우마' 확산

    • 2024-12-10 07:10

    전문가 "집단 PTSD 가능성"…탄핵 찬반 놓고 가족 갈등도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지난 4일 군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하는 모습. 연합뉴스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지난 4일 군 병력이 국회에서 철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일 전격적으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시민도 늘고 있다.

    1980년대 대학을 다닌 최모(58)씨는 10일 연합뉴스에 "이제는 새벽 2시까지 잠을 못 자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겨우 잠이 들어도 중간에 깨서 혹시 무슨 일이 터지지는 않았는지 뉴스를 보곤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어렸을 때 보고 기억도 가물가물한 비상계엄을 45년 만에 다시 접하니 놀란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며 "계엄을 넘어 국지전 이야기까지 나오니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직장인 송성훈(30)씨도 "주말 촛불집회에 나갔다가 대통령 탄핵이 무산되는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동료들도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들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탄핵 트라우마' 운운하는 것은 몰염치하게 느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신모(39)씨는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장면을 4살 아이가 우연히 본 뒤 '저 사람들은 누구냐'고 반복해 묻고 있다"며 "잔상이 오래 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계엄 트라우마'가 자칫 집단적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국대 임명호 심리학과 교수는 "계엄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층도 관찰학습 효과에 따른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며 "TV를 통해 본 장면들이 자꾸 떠오르면서 국회의사당이나 군인을 피하는 증상 등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층 시민들은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가족·친지와의 갈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탄핵 반대 집회장에서 만난 최모(82)씨는 "부정선거를 바로잡자는 봉황의 뜻을 참새들이 알겠느냐"며 "40대 아들은 전교조의 좌경화 교육에 물들어 덮어놓고 독재자라고 하니 뜻이 통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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