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정보센터 1층의 '2천원의 저녁밥' 제공 식당. 정보센터식당은 도서관(신관)에서 20여m 거리에 있어 시험기간 중 학생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 이재기 기자 코로나 직후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쌀 소비를 돕는다는 취지로 시작된 '천원의 아침밥'이 대학가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며 전국으로 확산됐다. 경북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에서는 2천원의 저녁밥이란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저녁식사까지 제공한다. 아침밥·저녁밥에 참여하는 학생 수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친구들이랑 학교 도서관 옆 2천원의 저녁밥 식당에 자주가는 편이에요, 정해진 수량이 있어서 일찍 안가면 품절이 되긴 하지만 학생들을 위해 제도를 생각해내고 예산을 짜서 지원해주려는 노력이 보여요 그래서 학교에 되게 고마웠어요" 김 모 대학생(경북대 경상대 4년)의 2천원의 저녁밥 평가는 아주 후한 편이었다.
"학교앞 대학로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1만원은 지출해야 하거든요. 근데 여기서는 하루 2천원으로 든든하게 저녁밥을 먹을 수 있어요. 특히 시험공부를 하는 도서관 바로 앞이 식당이라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요" 그는 싼 비용과 이용 편리성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중간·기말 때마다 2천원의 저녁밥 제공
경북대가 천원의 아침밥 확장 버전으로 2천원의 저녁밥을 제공하기 시작한 건 지난 학기부터다. 2024년 중간고사 기간인 10월 16일부터 8일동안 시행됐다. 딱 시험기간에만 저녁밥을 제공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끼의 저녁식사를 2천원에 먹어 가격부담이 없다보니 참여 학생 수가 3600여명에 이르렀다. 하루평균 450명이 이용했다. 학교도서관 열람좌석(2천여석)수의 1/4이 2천원의 저녁밥을 먹을 정도로 이용률이 높았다.
경북대 학생과 관계자는 지난 20일 CBS인터뷰에서 "천원의 아침밥과 연계해 지난해 2학기 중간고사 때 첫 시행했었고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서 올해는(2025) 연중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때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경북대의 학생 급식 지원사업 현황표. 22~24'까지 아침밥을 제공했고, 2024년 2학기부터 2천원의 저녁밥을 싼값에 제공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재기 기자 지난해 시범실시했던 저녁밥 사업이 확장된 건 학생들의 요청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시험기간 중 2천원의 저녁밥 이제는 하지 않나요" "2천원의 저녁밥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저녁밥의 가성비가 좋고 이용도 편리했거든요" 제도를 확대시행하기 전 학생들의 요청이 쇄도했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저녁밥의 가격 2천원은 대학로 주변 식당들의 한끼 식사비용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저렴하다. 어려운 경제사정과 반대로 학교 주변의 음식값은 몇해전부터 천정부지로 올라 점심과 저녁 두끼를 해결하는데 드는 부담이 만만치가 않다.
두끼에 학교식당 3천원 VS 대학로식당 1만 4천~1만 6천원
대학로 주변(대구시 북구)의 웬만한 식당에서 점심이나 저녁 한끼를 해결하려면 대략 8천~1만2천원을 지출해야한다. 다달이(20일 동안) 두 끼를 해결하는 데는 끼당 8천원 기준으로 32만원이란 금전적 부담이 발생한다.
특별한 수입없이 부모님 용돈에 의존해야 하는 학생이라면 부담이 더 크다. 그러나 쌀소비와 대학생 지원을 위해 나온 '1000원의 아침밥'과 '2000원의 저녁밥'을 활용하면 아침밥(2만원), 저녁밥(4만원)으로 총 부담액이 6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금전적 부담을 줄이는 것보다 시험기간 아까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30만평에 이르는 넓은 캠퍼스 안 도서관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바깥의 식당을 다녀오는데는 2시간 내외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불과 20여미터 떨어진 식당(정보센터 식당)을 이용하면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이구동성 평가다.
2천원의 저녁밥을 제공하는 경북대 정보센터 식당 입구. 이재기 기자 이안수 경북대 학생처장은 "올해 4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2만명(식수인원)에게 저녁밥을 제공해 학생들이 시험기간 중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녁밥 사업 예산의 일부를 학생들의 선배인 총동창회에서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학교안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천원의 아침밥은 올봄 개학과 동시에(3월4일) 시작해 연말까지 연중 운영하기로 했다. 아침밥을 학교에서 먹는 학생수가 3~5만명/년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침밥 이용자 수는 2022년 2만1569명→2023년 2만4125명→2024년 3만 6616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안수 처장은 "시험기간 중 싸고 건강한 저녁식사를 제공해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안정적인 면학분위기를 조성해 대학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사업시행의 목적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