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사회적 혼란과 분열이 심각합니다.
특히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결정을 내리면서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신교와 천주교 등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은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승복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개신교와 천주교 등 7대 종단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하고 화해와 용서의 길로 나아가자"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갈등이 우리 사회를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분열과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정치적 견해를 넘어 많은 국민이 상처받고 있으며, 서로 간의 신뢰도 무너지고 있다"고 탄식했습니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내려질 때, 그 결과가 어떠하든 우리 모두는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회적 혼란을 멈추어야 한다"며 "법을 존중하는 것은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기본 질서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정의는 법의 판결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서 실천 될 때 참된 의미를 갖는다"며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화해와 용서의 길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종교의 역할은 사랑과 자비, 용서와 화합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라며 "그 길에서 종교인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7대 종단협의체는 개신교 보수 연합기관인 한기총이 참여하는 종교지도자협의회와 진보적 연합기관인 NCCK가 참여하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두 곳이 존재하며, 두 종단협의체 모두 헌재 결정을 존중하자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겁니다.

한편, 한국교회의 극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지난달 26일 김형국·하창완·임진산 목사 등은 '극우화를 경계하는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연서명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6일 기준, 209개 교회와 50개 단체, 3천 6백 여 명의 목회자와 교인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최근 도저히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언행이라고 할 수 없는 모습들이 광장을 메우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전광훈, 손현보 목사와 절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하나님의 정의가 왜곡되고 민주사회가 위험에 처혔는데도, 교회 내 잡음과 분열을 염려해 자제한다는 명목으로 공개적으로 기도하지 않고 용기 있게 행동하지 않았다"며 "이를 엎드려 참회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각 교회와 교단, 기독 연합단체는 일부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보인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인 태도와 행동이 하나님 대신에 이데올로기와 권력을 숭배한 결과로 벌어진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조용히 기다리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을 위해 기도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자"고 말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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