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시리즈 '춘화연애담'은 가상의 나라 동방국을 배경으로 파격적인 연담집 '춘화연애담'으로 도성이 들썩이는 가운데, 첫사랑에 실패한 공주 화리(고아라)가 직접 부마를 찾겠다고 나서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한승연은 극 중 이장원(강찬희)의 여동생이자 양갓집 규수인 이지원 역을 맡았다. 티빙 제공극 중 등장한 안경은 직접 써보고 고른 소품이었다. 그룹 카라 멤버 겸 배우 한승연은 티빙 시리즈 '춘화연애담'에서 안경을 선택한 과정을 떠올렸다.
"준비해 주신 것 중에서 직접 써보고 마음에 드는 걸 골랐어요. 전체 리딩 날 다 써보고 결정했어요. 저고리도 파란색이라 약간 똘똘이 스머프 같았어요.(웃음)"
작품은 사극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만큼 판타지 요소가 곳곳에 담겨 있다. 화리와 최환(장률)이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가 하면, 화려한 불꽃놀이 장면도 등장한다.
이 가운데 이지원이 화리의 둘째 오빠 이열(김택)과 혼인을 맺는 과정에서 강아지 '레미'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티빙 제공최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승연은 "레미가 연기 타이밍을 정말 찰떡같이 잘 맞춰서 너무 귀여웠다"고 떠올렸다.
"레미가 물을 무서워해요. 그런데 마지막 화에서 장터를 지나가는 신이 있었는데, 레미가 가지 않으려고 해서 몇 번 연습했어요. 그래도 너무 잘해주더라고요."촬영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배우끼리 너무 떠들어서 이광영 감독에게 '좀 조용히 하실게요'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단다.
그는 "커피차에 배우들의 예쁜 사진이 붙어서 오면 서로 놀리기도 하고 쉬는 시간에는 잡담도 하고 엄청 잘 지냈다"며 "유랑단처럼 많은 지역을 함께 돌아다녀서 정말 재미있었다. 촬영 없는 날에도 따로 모이고 그랬다"고 말했다.
"저 귀염성 있는 성격 아니에요, 주변서 눈 세모 된다고…"
배우 한승연은 촬영하면서 유독 어려웠던 장면으로 왕 앞에서 '칠거지악'을 언급하는 신을 꼽았다. 그는 "그런 신분의 여성이 임금님 앞에서 직접 말하는 장면 자체가 없더라"며 "레퍼런스가 없어 자세를 완전히 엎드려야 하는 건지 벌벌 떨어야 하는 건지 몰랐는데 박원상 선배님께서 잘 이끌어주셨다"고 말했다. 티빙 제공이번 작품은 한승연에게 두 번째 사극 도전이다. 그는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2013)'에서 최숙빈 역할을 맡은 바 있다.
한승연은 "2023년부터 촬영을 한 거라 제가 해 본 작품 중에 나오는 데까지 가장 오래 걸린 작품"이라며 "이지원이라는 인물을 오랫동안 잡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궁중 예절을 익히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궁중 예절이 몸에 익지 않아서 인사를 한 번 더 해야 했는데 생략하기도 하고, 방석에 앉을 때도 방석을 밟으면 안 된다고 배웠는데 콰당하지 않고 앉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 덧붙였다.
한승연이 맡은 이지원은 극 중 주체적이고 소신을 지닌 인물이다. 후반부에는 세자빈 인정(임화영)을 돕기 위해 직접 왕(박원상) 앞에서 세자빈의 폐위를 언급하기도 한다.
그는 "굉장히 정직하고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시선 처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제가 눈이 좀 커서 그런지 깜빡거리면 티가 많이 나더라. 최대한 시선을 불안하지 않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극 중 이지원과 이열. 티빙 제공이어 "이전 작품에는 애교가 많고 밝은 이미지의 인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진지하고 성숙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던 거 같다"며 "사실 작품 후반부 이지원과 제 성격이 많이 비슷하다"고 털어놨다.
"저 원래 귀염성 있는 성격이 전혀 아니에요. (주변에서는) 얄미울 때 눈을 세모처럼 뜨고 따박따박 말한다고 해요 (웃음). 그래서 후반부 이지원의 모습이 제게 더 익숙했어요."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승연은 "가상 세계인 동방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칠거지악'이라는 게 조선시대에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이걸 깨부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지 잠시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장면에 대해선 "현세의 이지원이라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을 많이 했다"며 "과거에는 똑 부러지고 차가운 인물이었지만, 현세에서는 철없는 친구일 수도 있겠다 싶어 옷도 러블리하게 입고, '빨리 찍어달라'고 떼도 썼다"고 웃었다.
"악역 해보고 싶어…액션? 아무도 안 바라실 거 같아요"
배우 한승연은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극 후반부 어머니들이 딸들을 위해 나서는 신을 꼽았다. 그는 "'이렇게 사는 것은 그분들로 족하다 하십니다'라는 지원이 대사가 있다"며 "어머님들이 힘을 써주신 걸 생각하면서 되게 울컥했다"고 떠올렸다. 티빙 제공한승연은 향후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로 '악역'을 꼽았다. 그는 "현실에선 항상 (남에게) 피해줄까 걱정하고 그러는데 나쁜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인물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며 "한 번도 표현해 본 적 없는 감정을 표현할 때 나는 또 그걸 어떻게 해낼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는 전문직을 가진 역할도 해보고 싶다"며 "액션은 아무도 안 바라실 거 같다. 발차기를 했는데 안 되면 어떡하느냐. 팔을 뻗어도 상대 턱에도 안 닿을 거 같다"고 웃었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연기를 하게 된 과정에 대해선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전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단역을 해서 그런지 드라마 촬영장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며 "어릴 때 너무 재미있게 연기했던 기억이 있었고,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자 길을 걷게 된 거 같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향후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어? 한승연이었어? 라는 말을 들으면 저는 그렇게 기분 좋더라고요. 어떤 배역을 맡더라도 저 같지 않게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한승연은 취미로 스쿠버다이빙과 등산을 즐긴다. 특히 지난해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가운데 마스터 단계를 취득했다.
그는 "원래 물을 워낙 좋아해서 시작했다"며 "지구 70%가 바다라고 하는데 땅에서 여행하는 것보다 바닷속 여행이 훨씬 더 광활할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육지에서는 고민이 많은데 넓고 까만 바다에 들어가서 떠 있으면 그냥 티끌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러면 제 고민도 정말 티끌 같은 거구나 싶어지면서 한층 초연해지는 거 같아요."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춘화연애담'은 지난 6일 대미를 장식했다. 작품은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