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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던 봉화 서벽초 학생들…"에듀버스 타고 학교 가요"

걱정 던 봉화 서벽초 학생들…"에듀버스 타고 학교 가요"

춘양에 있는 서벽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일과를 마치고 하교를 위해 실내화를 갈아신고 있다. 현관 밖으로 에듀버스가 대기중인 모습이 보인다. 서벽초 제공 춘양에 있는 서벽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일과를 마치고 하교를 위해 실내화를 갈아신고 있다. 현관 밖으로 에듀버스가 대기중인 모습이 보인다. 서벽초 제공 
산간 오지에 위치한 경북 서벽초등학교 학생들이 등하교를 하지 못할 위치에 처한 건 지난해 서벽초 병설유치원이 폐원하면서다. 원아가 없어 유치원이 문을 닫게 되자 유치원이 운용하던(지원받은) 통학버스까지 사라지게 된 것.

서벽초 학생들은 그동안 유치원 동생들과 함께 이 버스로 등하교를 했었다.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춘양로에 위치한 서벽초등학교 재학생들은 대부분 산간 오지에서 학교로 등하교를 한다. 등교길이 한 시간을 훌쩍 넘는 경우도 많아 어른들에게조차 부담스럽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27일 "대중교통이 연결되지 않는 오지가 대부분이고 등교하기 위해서는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서 40분이 걸리는 곳도 많다"며 열악한 이동환경을 전했다. 아이들 등교를 돕기 위해 고안된 '에듀버스'나 '에듀택시'가 아니면 등교를 포기해야할 형편인 것.

사정이 다급해지자 이 학교 A 교장 선생님은 교육청에 SOS를 쳤다. "유치원이 사라지면서 에듀버스까지 한꺼번에 없어져서 저희 학생들이 등하교 할 방법이 없습니다. 급히 좀 도와주셔야 겠습니다"

에듀버스는 통상 8월~9월 심사를 거쳐 필요한 지역을 선별하고 이듬해 부터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된다. 2025년부터 서벽초 부설유치원이 문을 닫게되니까 직전해에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제때 대책이 마련되지 못했다.

교육청은 고심 끝에 학생통학지원조례에 따른 '통학버스 지원 심사'를 번외로 개최해 서벽초 아이들의 통학 애로를 덜어주기로 했다. 지난 1월 18일 열린 긴급 통학지원심의위원회에서 서벽초에 2025년 3월부터 통학지원을 해주기로 결정했고, 아이들은 걱정없이 등하교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교실에서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서벽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이 학교 전교생은 14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이 에듀버스 서비스를 이용해 등하교를 하고 있다. 서벽초 제공 교실에서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서벽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이 학교 전교생은 14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이 에듀버스 서비스를 이용해 등하교를 하고 있다. 서벽초 제공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하는 모습. 서벽초 제공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하는 모습. 서벽초 제공 
서벽초 전교생은 14명이고 이 가운데 학교 부근에 사는 아이들을 제외한 에듀버스 이용학생은 9명이다. 학교와 교육청의 유연한 대응으로 아이들의 등교길이 확보된 것이다.

전국에서 지역의 면적이 가장 넓은 경북지역에는 모두 711대의 에듀버스와 에듀택시가 아침 저녁으로 운행하며 아이들을 학교로 집으로 태워준다. 경북교육청이 이 제도를 공식 도입한 건 지난 2021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면서 부터다. 차량(243억원), 동승보호자 급여(76억원) 등 300여억원이 투입된다. 작지 않은 예산이지만 이런 노력으로 방대한 경북전역이 젊은층이 아이를 낳고 '살 수 있는 지역'으로 기능하게 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제도다.

특히, 안동의 영명·진명학교(특수학교)는 통학생이 의성과 멀리 예천 봉화 영주까지 오가기 때문에 에듀버스가 어린 학생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에 있는 경북교육청 청사. 이재기 기자 경북 안동시에 있는 경북교육청 청사. 이재기 기자
경북교육청 행정과 전승민 주무관은 27일 CBS노컷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제도시행의 만족도가 높다"며 "어린 아이들보다는 교육지원청이나 학교측에서 제도에 대해 만족을 표시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은 산간 오지 지역 뿐아니라 도시지역 학부모들도 에듀버스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만, 지원대상 선별을 엄격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에서는 올해 농․어촌 지역 유치원 1개와 초등학교 3개, 중학교 3개 등 7개 학교에 에듀버스 5대와 에듀택시 7대를 추가로 보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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