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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산불 '128시간의 사투'…역대급 화마 축구장 1304개 태워

울주 산불 '128시간의 사투'…역대급 화마 축구장 1304개 태워

농막 용접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대형 산불로 이어져
피해 면적 931㏊…약한 '단비' 내리면서 뒷불까지 진화

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 현장. 이상록 기자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 현장. 이상록 기자
엿새째 이어지던 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이 밤사이 내린 비로 28일 오전 완전히 꺼졌으나 역대급 화마는 지역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남겼다.

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낮 12시 12분쯤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대운산 밑자락에서 시작됐다.

농막에서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원인이었다.

작은 불은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과 맞물려 순식간에 번져갔다.

급속도로 불길이 확산하면서 인근 고속도로가 통제됐고, 인근 주민 100여명이 읍사무소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이튿날에는 산림당국이 내리는 최고 대응 수준인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진화작업에 특수진화대·공무원·경찰·소방 등 무려 2천여명이 투입됐고, 헬기도 10대 이상 운영됐다.

이처럼 대대적인 진화 작업에도 좀처럼 불은 꺼지지 않았다.

강한 바람이 계속되면서 진화율은 60~70%를 오갔고, 그사이 피해 면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 진화율이 98%까지 오르면서 주불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지속되는 강풍에 속불이 되살아나면서 진화율은 다시 뒷걸음질 쳤다.

불길을 잡기 위한 악전고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5일 오전 20여㎞ 떨어진 울주군 언양읍 송대리 화장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온양읍 산불에 투입됐던 헬기 대부분이 언양으로 향했고, 그사이 대운산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산불 현장 한곳에 집중돼도 모자란 인력과 장비가 분산되면서 화재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다행히 언양 화장산 산불이 20여시간 만에 잡히면서 진화작업의 주력인 헬기가 대운산으로 다시 향할 수 있게 됐다.

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 진화 현장. 울산소방본부 제공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 진화 현장.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주 온양 산불은 화재 발생 엿새째인 27일 진화의 분수령을 맞았다.

적은 양이지만 단비가 예보됐기 때문이다.

27일 새벽 약한 비가 내렸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확산을 거듭하던 불길이 누그러졌다.

여기에 같은 날 저녁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50여분 동안 4㎜의 비가 내리면서 꺼질 듯 꺼지지 않던 뒷불도 잡히기 시작했다.

이에 산림당국은 27일 오후 8시 40분을 기준으로 완전 진화를 공식화했고, 주민 대피령도 해제했다.

산불 발생 후 128시간여만이다.

또 소방당국은 28일 오전 7시 30분 온양읍 산불이 완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례없는 대형 산불이 엿새 간의 사투 끝에 꺼졌지만 화마가 할퀴고 간 상처는 크고 깊다.

진화된 전체 화선은 20.8㎞에 달하는데 이에 따른 산불 피해 면적은 931㏊로 추산된다.

이는 축구장 1304개 크기로, 울산지역 역대 산불 가운데 최대 피해 규모다.

종전에는 2020년 3월 19일 울주군 웅촌면에서 발생한 산불의 피해 면적이 519㏊로 가장 컸다.

이 불로 진화작업에 나선 공무원 2명이 부상하고, 주민 55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현장 브리핑을 통해 "대형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산에 임도를 조성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진화작업에 나서는 공무원들을 위한 장비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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