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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관광객 뚝 끊긴 경북 산불 피해 지역…두 번 우는 주민들

봄철 관광객 뚝 끊긴 경북 산불 피해 지역…두 번 우는 주민들

산불 이후 관광객이 사라진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앞. 주왕산상가번영회 조용광 회장 제공산불 이후 관광객이 사라진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 앞. 주왕산상가번영회 조용광 회장 제공
"거의 100% 취소" "주말에도 탐방객이 아예 없다"

뚝 끊어진 관광객들의 발길에 경북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역대 최악의 산불이 휩쓴 지역 가운데 안동, 청송은 관광업이 발달한 곳들이다.

안동은 우리나라 대표 관광도시이고, 청송은 주왕산의 인기에 힘입어 봄철에 사랑받는 관광지다.

하지만 산불 발생 이후 관광객이 사라졌다. 보는 이가 없는데도 흐드러지게 핀 봄꽃과 새파랗게 돋아난 나뭇잎이 지역 주민들의 씁쓸한 마음을 어루만질 뿐이다.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왕산상가번영회 조용광 회장은 "원래 날씨가 풀리면서 사람이 붐비는 시기인데 사람이 없어서 요 앞 가게는 다 문을 닫았다. 가족이 운영하는 청송읍 과수원도 다 탔는데 (식당 장사까지 접고 있으니) 어마어마하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특히 주요 등산로와 관광지는 큰 피해가 없음에도 '산불 지역'으로 낙인 찍히면서 관광객들이 찾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산불 발생 가능성 차단을 위해 입산이 통제되면서 관광 경제가 무너졌다며 일부 코스만이라도 입산이 허가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안동도 마찬가지다. 지촌종택을 비롯한 일부 문화재가 소실됐지만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 주요 관광 자원은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도 관광객들의 방문이 급감했다.

박창근 안동시 숙박업지부 사무국장은 "봄나들이 오는 사람이 없다. 3월 말부터 4월까지 있었던 숙박 예약이 대부분 취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안동시 관광협의회에 따르면 산불 이후 4월 시티투어 예약은 80% 취소됐다. 30건이 넘었던 관광택시 예약도 한 건 빼고 모두 환불 처리됐다.

권기완 안동시 관광협의회 사무국장은 "지금 안동은 코로나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해있다. 즐거우려고 여행 오시는건데 폐허가 되고 탄 곳을 보면 마음이 아플까봐 취소하시는 경우가 많고 복구에 방해가 될까봐 미안해서 꺼리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다시 관광을 와주시고 지역에서 소비를 해주시는 게 안동을 도와주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봄 축제까지 모두 취소된 탓에 산불 휴우증은 막대하게 불어났다.

화마로 터전을 잃는 직접적 피해에 산불의 간접적 피해까지 덮치며 피해 지역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에 안동시는 "안동으로 와달라"며 '여행 기부' 캠페인 전개에 나섰다.

안동시 관계자는 "지금 안동은 산불 이후 관광객이 줄면서 숙박업계나 외식업계가 피해를 보는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안동으로 와주시는 게 저희를 도와주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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