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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의 사회경제학…그리고 '휴가의 정석'

기자수첩

    여름 휴가의 사회경제학…그리고 '휴가의 정석'

    [변상욱의 기자수첩] 휴가는 가족과 함께 앞마당 같은 곳에서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바캉스(vacance)는 프랑스에서 시작된 말이다. 그러나 프랑스도 바캉스의 역사가 긴 것은 아니다. 1936년 5월에 총선에서 사회당 등 좌파의 인민전선이 승리를 거둬 집권하면서 근로자의 노동시간이 줄고 유급휴가 제도가 전격 도입된 것이 바캉스를 가능하게 했다.

    ■ 휴가는 가족과 함께 앞마당 같은 곳에서

    지구촌의 바캉스는 최근 경제 위기와 경기침체를 반영해 국내 휴가가 늘어나는 추세. 영국은 최근 국내 휴가가 10% 정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미국도 국내 휴가가 늘자 월마트의 '휴가는 뒷마당처럼 가까울수록 좋다(as close as your own back yard)'라는 구호처럼 기업들이 국내 바캉스를 겨냥한 상품판촉을 늘리고 있다. 스테이케이션이라는 신조어도 점점 익숙해져 간다.

    휴가철에 멀리 떠나지 않고(stay) 집 마당이나 집 근처에서 휴가(vacation)를 경제적으로 즐긴다는 합성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몰캉스라는 말도 유행이다. 멀리 떠나기보다 집 근처 쇼핑몰에서 휴가를 즐기는 것.

    우리 정부도 기업의 협조를 얻어 여름 휴가를 국내에서 보내자고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다. 국내 여행은 여러 차원에서 국가적 이득을 가져 온다.

    우선 여행객 입장에서는 여행경비가 싸고, 거리가 가까워 공항대기, 이동시간으로 손해를 보는 해외여행보다 휴가일이 길어지는 효과를 거둔다. 휴가객의 숙박료, 교통비, 식음료 구입 등의 소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들의 1인당 평균 지출 예상금을 20만3000원으로 할 때 생산 유발효과 6조5000억 원, 고용 유발효과 5만 명 규모로 추정한 바 있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내수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규모이다.

    그러나 올해는 예상 목표에 한참 못 미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여름휴가 특수가 위축되면서 생산손실은 예상한 것보다 6천억 원, 부가가치 손실은 3천억 원, 고용손실은 6천 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문화관광 산업이 1차 피해를 입고 휴가 물품 생산.유통.물류.운수.보험 등에서도 2차 피해가 발생한다.

    국제수지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름휴가 때 해외에 나가 쓴 돈은 외국인 관광객이 그 기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쓴 돈보다 서너 배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하루라도 더 시간을 늘려 잡아 즐기는 것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

    ■ 여름에 몰리고 관광지에 몰리고 ... 휴가를 바꾸자!

    여름휴가가 특정기간에 몰리는 것도 국가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 강릉 경포대를 예로 들면 매년 7월 4일부터 8월 31일까지 해수욕장을 개장하는데 1년 관광객의 87%를 차지한다. 전국 어디나 사정은 비슷할 것. 휴가기간을 성수기보다 일주일만 늦춰도 숙박요금부터 성수기의 절반 아래로 내려가고 교통비도 차이가 생긴다.

    피서지마다 주차하느라 고생, 성수기에 사람이 몰리니 바가지 상혼 발생, 쓰레기 처리도 힘에 부쳐 냄새나는 관광지가 되어 버린다. 숙소 잡기도 어렵고 콘도를 가진 회원조차 추첨해서 방 배정을 받을 처지이다. 특히 전력 수급 위기 극복에도 휴가 분산은 꼭 필요하다.

    유럽 선진국에서는 직장인 휴가가 개개인 별로 1년 전-2년 전부터 장기프로젝트로 기획단계를 밟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기업이나 기관의 인력운용에 미리 반영되고, 바캉스 휴가도 안식년, 휴식년에 이어 붙여 3개월 6개월 1년으로 장기간 이뤄진다.

    {RELNEWS:right}반면 우리나라는 여름에만 가족끼리 혹은 친구랑 혼자서 3일 5일 여행을 서둘러 돌고 오는 행태이다. 해외를 다녀왔다지만 여름만 경험하고 오는 셈. 선진국은 여름 가을에 걸쳐 지역마다 휴가시즌이 다르기도 하고, 12월 동계 방학, 봄과 가을방학도 있어 휴가 분산 효과가 크다.

    또 유명 관광지, 해수욕장, 계곡 ... 이런 곳에만 몰리는 것도 휴가 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 부산 가면 해운대? 사직 야구장 가서 롯데 응원전에 어울려 봐야 부산의 참 멋을 느낄 수 있다. 어디를 가나 지역 박물관, 지역전시관, 향토미술관도 둘러보자.

    지방자치단체가 빚더미에 올라앉으면서 마련한 관광 인프라 시설과 축제들이 성수기에만 반짝하고 방치 돼 있다. 사람이 오지 않으니 상설 프로그램도 없고, 알려지지도 않는다. 우선은 국내여행으로 많이 들러주어야 활성화되고 활성화되어야 외국 관광객도 모인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가 올 여름 휴가에는 재래시장을 추천했다. 언론에 소개된 대표적인 올 여름 추천 재래시장들이다.

    ▶향수 어린 고향 장터 정남진 장흥토요시장 = 예로부터 장흥시장은 나주 영산포 홍어시장, 함평 학다리 우시장과 더불어 전라남도 3대 시장으로 유명했다. 할머니들이 직접 텃밭에서 가꾼 산나물과 농산물을 많이 판매하는데 그 모습이 특히나 정겹다.

    ▶해산물의 천국, 포항 죽도시장연합 = 포항 죽도시장은 1954년 시장을 개설. 과메기의 고장이자 물회의 원조가 포항 죽도시장이다.

    ▶웰컴 투 힐링 정선 아리랑시장 = 1966년에 시작된 정선아리랑시장은 정선 5일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매월 2일, 7일, 17일, 22일, 27일에 장이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5일장이며, 강원도에서 나는 각종 산나물, 곤드레나물밥, 콧등치기 국수 등 토속적인 먹거리가 유명하다.

    ▶단양의 아홉 번째 볼거리, 단양 구경시장 = 처음 기록된 것은 1770년경 동국문헌비고를 통해서였을 만큼 역사가 깊다. 단양장은 1985년 충추댐 건설로 현재 위치한 단양군 도전리에 새롭게 자리를 잡고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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