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캐피탈입니다”, “OO금융입니다”
언뜻 보거나 들으면 시중 은행의 자회사 같지만, 이들의 실체는 유명 금융기관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기 대부업체다.
유명 금융기관을 사칭한 이런 수법에 1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기를 당했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22일 신용등급 향상과 대출을 해주겠다며 160명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이모(36)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11명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부터 대전 둔산동과 유성의 오피스텔의 사무실에서 유명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대출알선 문자를 보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박모(51) 씨등 160명으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모두 73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전국에 점조직 형태로 팀을 만들어 총책, 관리책, 대포폰 모집책 등으로 각각 역할을 분담한 뒤 조직적으로 대출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금액 가운데 일부만 관리 통장으로 입금되고 대부분이 현금으로 유통된 점으로 비춰볼 때 사기 금액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이용한 수법은 최근 늘고 있는 대출사기와 같은 유형이다.
'KB, 신한, 우리, 농협' 등 시중 은행의 명의를 도용해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전화로 대출을 신청하면 공증료와 보증보험료 등 수수료를 요구하고 이 돈만 빼돌리는 방식이다.
최근 문자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보내고 누구나 한 번쯤 받아봤을법한 '신한캐피탈'과 '우리캐피탈' 등도 유명 금융기관을 사칭한 사기 대부업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회사와 대부업자를 중개하는 대출모집인, 대출중개업자는 고객으로부터 수수료 수취가 금지돼 있다"며 "문자메시지와 같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대출광고와 특히 유명 금융기관 이름과 비슷한 대출 문자메시지는 '100% 대출사기'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