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윤석열 항명 논란'은 사건의 실체 가리기 위한 의도적 꼼수

정치 일반

    '윤석열 항명 논란'은 사건의 실체 가리기 위한 의도적 꼼수

    검사들 "절차적 위배 보다는 사건의 본질을 봐야"

    윤석렬 여주지청장(송은석 기자/자료사진)

     

    윤석렬 여주지청장(국정원 특별수사팀장)의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항명이니 소신이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만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에서 '항명'이라고 규정해서 윤 팀장을 비난하는데 대해 검찰내부에서는 옳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금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거론하고 있는 '항명 vs 소신' 논란은 사건의 본질을 보려하기 보다는 프레임으로만 사건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빚어진 본질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항명(抗命)'의 사전적인 의미는 "명령이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맞서서 반항함" 이다.

    따라서 윤석열 팀장이 항명을 했다면 '명령이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맞서서 반항했느냐' 가 핵심이고 또 '명령이나 통제가 정당했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장급 간부는 "항명이니 하극상이니 하는 말은 정당하지 않을 때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다"면서 "사건의 본질을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직 특수부장도 "왜 그렇게 됐는지 본질을 봐야 한다"면서 "윤 팀장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절차를 위반한 건 맞지만 그걸 항명이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특수수사를 맡고 있는
    평검사들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항명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NEWS:right}

    법무부나 검찰내 지휘부에서는 윤 팀장의 업무처리나 태도를 문제삼으려는 기류가 강하지만 평검사들이나 중간간부들은 '수사검사로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했고 트위터 댓글 수사를 위해 한미공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수사 자체는 절차적으로 정당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수사가 필수적이고 시급한 것이었다면 윤 팀장의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중견간부는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는 실체적 사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과정"이라면서 "검사장에게 보고가 된 이상 시급히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팀장도 "항명이 아니다"면서 "마음이 괴롭지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팀장은 2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지검 국감에서 서기호(정의당)의원의 질의에 "스스로 처리할 수 있지만 검사장(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최대한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신속한 조사가 불가피 하지 않느냐 해서 보고드렸는데 정무적인 파급효과 등으로 어려워하는 것을 보고 처리했다"고 밝혔다. 윤 전 팀장은 그러면서 "처음부터 아무 보고를 하지 않고 공소장도 아무런 재가 없이 변경했다는 식으로만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이 나가지 않았어도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수사자체가 마치 법을 위반한 것처럼 돼버렸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윤 팀장의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전직 검사장급 간부는 "법조계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수사를 제대로 하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직 검찰간부는 "의견이 분분한데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절차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서는 '항명 vs 소신'으로 몰아가는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트위터 아이디 @kdoosik은 "항명이냐, 소신이냐, 검찰 내부 논란으로 상황을 몰아가는 방송을 보니 진짜 황당하다. 프레임 만들기의 천재들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이 사건의 핵심은 오직 하나, 민주주의의 기본을 뿌리째 흔든 정보기관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서울대 조국 교수(@patriamea)는 "언론이 권은희, 윤석열 두 사람의 행동을 놓고 '항명 대 소신'으로 프레임을 잡아 물을 타려 하는구나. 상관의 불법부당행위를 따르지 않는 것은 '항명'이 아니라 '의무'다!"라고 했다.

    @mettayoon은 "새누리당은 아직도 이 사회가 군부 독재의 시대로 착각하는가? 진실을 말하고 권력의 주구가 된 자들의 부당하고 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정의를 지키는 것이지 항명이 아니다. 항명이란 군대를 동원해서 쿠데타를 획책한 몹쓸 군인들에게 쓰는 말이다."라고 했고, 미국변호사인 @leejoonkil는 "항명 소신?, 항명? 웃긴다. 미국검찰 같으면 지검장은 변호사 자격증 박탈당한다. 검사는 변호사로 변호사윤리기준 적용! 윤리는 '법과원칙대로 수사' 강제하고 어기면 변호사 개업은 커녕 자격증 박탈당한다" 라는 글을 올렸다.

    반면에 보수논객 조갑제(@chogabje1)는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극좌단체 후원 검사를 앞세워 反국정원-親민주당 편파 수사를 이끌어온 부하의 과잉 수사에 제동을 건 상관은 정당하고 항명한 검사는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