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방사포 사격훈련 모습(사진=노동신문)
북한이 지난 달 21일부터 4일까지 스커드 미사일과 방사포 등 단거리 발사체 17발을 발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의 도발 유형에 익숙한 제임스 서먼 전 주한 미군사령관은 3일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다.
서먼 전 사령관은 "동시에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북한이 이런 식의 도발을 계속할 수 있는 만큼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북한의 이런 행동엔 미국과 한국의 정례 군사훈련에 어떤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조바심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이 지난 달 27일 스커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한 게 2009년 이후 처음"이라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미사일을 상시 운용할 수 있는 기술적, 전략적 필요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눈에 쉽게 띄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보다 추가 핵실험을 통해 올해 또다시 심각한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 앤젤로 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성능시험을 굳이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시기를 택해 강행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벡톨 교수는 "그보다는 가족 상봉 제안에 응하면서도 무력을 과시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장성택 처형 이후 확산되고 있는 북한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림수도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과거 미사일 발사 유형을 볼 때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 미사일에 이어 중,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학 총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치밀한 계산에 의한 의도된 도발"로 해석했다.
리스 워싱턴대학 총장은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저강도 도발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탄착지점을 자신들의 영해나 공해로 제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스 총장은 "그런만큼 북한의 계속된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심각한 군사적 긴장 분위기를 초래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은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 충돌에 대한 우려에 매달려 있고, 일본은 주변국들과의 역사, 영토 문제에 얽매여 있어 당장 북한과의 충돌을 꺼리는 상황이라는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북한의 미사일 시위를 심각한 도발"로 규정하면서도, 북한의 행동이 또다시 지역 불안을 조성할지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RELNEWS:right}
베넷 연구원은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으로 모처럼 조성된 남북한 간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어하는 상황인데다, 미국 정부 역시 미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이번 발사에 어느 정도 수위로 대응할지 확실치 않다"고 풀이했다.
미국 터프츠대학 이성윤 교수는 "북한과 한국 간의 관계가 이산가족 상봉으로 인해서 더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 정부는 이런 추세로 더 북한을 껴안자, 더 북한과 대화를 하면서 관계를 정리해 나가자, 이런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달 중이나 오는 4월에 더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루스 베넷 연구원도 "이런 상황을 지적하면서 미국과 한국이 현재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를 막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넷 연구원은 "한-미 양국이 군사적, 정치적 수단을 동원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도록 직접적인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