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발생 3년을 앞두고 일본 사회가 겪은 전력 사정의 변화가 관심을 끈다.
우선 원전 사고의 여파로 예정에 없던 '원전 제로' 상태를 상당 기간 지속하는 바람에 전기 요금 인상이 눈에 띈다.
10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애초에 원전을 보유하지 않은 오키나와(沖繩) 전력을 제외한 일본 9개 전력회사가 올해 4월 가정집에 부과하는 표준 전기요금은 2011년 2월보다 17.2% 상승한 7천476 엔(약 7만7천284원)이 될 전망이다.
상승 폭은 호쿠리쿠(北陸)전력이 8.1%로 가장 적고 도쿄전력이 30.1%로 가장 크다.
요금 상승에는 원전 가동 중단이 우선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직전에는 전국의 원자로 54기 가운데 37기가 전력을 생산하다 지진으로 차례로 가동을 중단했고 2012년 5월 5일 도마리(泊)원전 3호기가 정기 점검에 들어가면서 42년 만에 원전 제로 상태가 됐다.
같은 해 7월 간사이(關西) 전력이 후쿠이(福井)현에 있는 오이(大飯)원전 3호기를 재가동했고, 이어 4호기를 재가동하면서 원전 제로 상태가 해소됐다.
작년 9월에 오이 원전 3·4호기가 다시 점검에 들어가면서 현재까지 원전으로 전력을 생산하지 않는 원전 제로 상태가 이어져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 의존도가 커졌다.
일본은 화력발전 등에 필요한 연료비의 상승분을 일정 범위 내에서 매달 전기요금에 자동으로 반영하고 있어 엔화 약세에 따른 연료비 증가도 요금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철강업계 등 전력을 대량 소모하는 업종은 제품 원가 상승 압박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요금 인상에 따라 절전이 생활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작년 여름의 최대전력수요는 약 1억6천125만㎾로 2010년 여름 최대전력수요보다 10% 정도 감소했다.
특히 지진 직후에 계획 정전을 경험한 도쿄전력 사업 구역 내에서는 같은 기간 최대전력수요가 15%나 줄었다.
전력 시장도 재편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2012년의 시장 규모가 2010년의 2.3배로 확대할 정도로 신재생 에너지에 관심에 쏠렸다.
일본 정부는 전력 판매를 2016년부터 전면자유화하는 법안을 지난달 내각회의에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전력 시장 신규 참여자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참여사업자는 2010년 말에 46개사에서 이달 기준으로 153개사로 늘었다.
원전 가동을 중단한 이후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