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주례회동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국회 운영 방안 논의 등과 관련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윤창원기자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야당은 '특검 추천권'을 양보했고, 여당은 '진상조사특위 구성'에 있어 한 발 물러섰다. 이같은 여야 각각의 '일보 후퇴'로 거듭 난항을 겪고 있던 세월호 특별법 및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가 극적으로 풀렸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약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정례회동을 통해 세월호 관련 쟁점들을 일괄 타결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특검 추천권은 새누리당 주장대로 현행 상설특검법에 맞춰 실시하기로 했다. 상설특검법상 특검은 법무부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회장과 여야가 추천하는 위원 4명 등에 의해 추천된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김무성 대표가 말한대로, 야당에게 특검 추천권을 부여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날 주례회동에서 이같은 주장을 접은 것이다. 다만, 박영선 원내대표는 "김 대표께서 특검 추천 관련하신 말씀은 입장 정리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말해 여야 협의와는 별개로 공세를 예고했다.
진상조사특위 구성에 있어선 새누리당이 물러섰다. 진상조사특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17인으로 하기로 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각각 5인, 총 10인을 추천하고 대법원장과 대한변협회장이 각각 2인, 총 4인을 추천하기로 했다. 유가족 측은 3인을 추천하기로 했다.
당초 새누리당 특별법 TF 의원들은 3부요인(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의 추천과 유가족 추천을 통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 일각에서는 '피해자'인 유가족의 추천을 받은 인사를 특위에 포함하는 것도 반대해왔다.
하지만 특위 인적구성상 야당과 유가족 측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될 여지가 커졌다는 점에서 사실상 여당의 양보로 볼 수 있다. 야당과 유가족 추천 특위위원은 총 8명으로, '중도적' 인사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큰 대법원.변협 추천 위원 가운데 1명의 지지만 끌어와도 '과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주례회동을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특검 추천권 주장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 시절에 만든 법에 정면배치된 것"이라면서 "현행법대로 특검 추천을 하자는 우리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도 유가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 구성비를 야당 입장을 살려주는 쪽으로 양보했다"며 "혹시라도 의심스럽다면 특검보를 업무 협조차 왔다갔다 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특검 추천권 안 주겠다고 하니, 특검 추천권과 조사위 구성 둘 중 하나는 양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어떤 게 더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가 생각했을 때 조사할 수 있는 구성이 중요하다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한 것은 유족이 추천하는 사람이 조사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 이후에 결단해서 합의해 추진하지 않으면 많이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었고, 그래서 불가피하게 결단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기도 했다"고 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정호성 청와대 부속실장 증인 채택 요구로 몸살을 앓았던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증인채택 문제에 있어서는 양당 국조특위 간사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양당 간사 간 협상이 공전되면 또 다시 (박영선 원내대표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