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클라라.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비단 선거철 정치판에만 네거티브 논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연예판에는 지금 어느 때보다 치열한 네거티브 논쟁이 한창이다. 그 주인공은 클라라와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을 위시한 일광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이하 폴라리스).
클라라와 소속사 폴라리스의 법적 공방이 처음 보도된 지난 15일 이후, 양측은 대중을 관객으로 진흙탕 공방을 벌여왔다.
처음부터 이들이 모두 앞에서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서로를 물어 뜯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계약 문제로 인한 갈등이 공론화되면서 그 양상이 점점 하루살이 폭로전으로 흘러갔다.
각자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하루 걸러 하루 나오는 새로운 반박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는 철저히 여론의 우위 선점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한 쪽이 입장을 표명하면 이에 질세라 다른 쪽도 반박과 함께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 보도 자료를 송부하는 식이었다.
상대방과 엇갈리는 입장을 여론에 호소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 사건의 본질은 점점 무의미해지고, 대중의 피로도만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알고 싶지 않은 지경에 이르게되면, '대중의 알 권리'라는 명분도 사라진다.
뿐만 아니다. 공방 당사자들이 여론 형성 과정에서 받는 상처 또한 극심하다. 양측의 주장이 난무하다보니, 옳고 그름의 판단이 힘든 지경에 이르고 결국 대중 개개인의 의견 표출이 당사자들에 대한 악성 댓글이나 루머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연히 그간 쌓아 온 이미지도 타격을 받게 된다. 승패와 관계없이 양쪽 다 잃기만 하고, 얻는 것은 없는 형국이다.
벌써 일각에서는 양측이 입장 표명을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론을 상대로 네거티브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객관적인 증거와 함께 주장을 펼쳐야 한다는 이야기다.
클라라와 폴라리스의 사건을 두고 5일 동안 세상에서는 성적수치심, 수영복과 속옷 사진, 문자 등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것들은 사건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지만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더욱 부각된 점도 없지 않다.
이런 저런 곁가지들을 쳐내고 나면 결국 남는 사건의 핵심은 단순하다. 클라라와 폴라리스가 서로를 등지기까지의 계약 관계 문제와 '성희롱' 여부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공판들을 생각하면 각자의 입장을 변호할 시간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