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개혁을 위해 취임 직후 만든 '금융개혁회의'를 개최한 지 100일을 맞는 가운데 임 위원장의 취임 이후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규제 개혁을 절대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절절포)"고 외치던 임종룡 위원장은 지난 3월 16일 취임 이후 현장에 기반한 개혁을 추진해왔다.
26명의 현장점검반원이 4~5월 103개 금융회사를 방문해 1469건의 사항을 접수받았고, 1~6주차 중 누적 수용률은 49%에 달했다.
임 위원장 본인도 40차례 가까이 현장을 방문했고 비공식적 일정까지 합치면 거의 매일 현장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런 현장 행보를 통해 금융권의 많은 과제들이 해소됐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은행권의 묵은 과제였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의 물꼬를 텄고,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후 22년 만에 비대면 실형 확인도 허용했다.
보험 업종은 종목별 인가방식에서 상품별 인가방식으로 관련 규제가 바뀌었고, 투기를 목적으로 한 자금 대출을 금지하던 규제는 풀렸다.
카드 업종은 가능한 업무만 나열하고 나머지 업무는 제한하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금지되는 업무만 나열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관련 규제가 합리화됐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發 '깨알' 제도 개선 상당해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 개선이 아닌 '현장 출신' 임종룡 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진 제도개선도 적지 않다.
금융사 감독·검사 과정에서 금융사 직원 등 개인에게 확인서와 문답서 징구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제도개선은 임 위원장의 첫 번째 작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 확인서와 문답서 징구는 금융사 직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문제 중 하나였는데 임 위원장이 부임한 뒤 가장 먼저 개선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금융사에 신규 사업 진출을 제한하던 규제를 대폭 완화하도록 한 것도 임 위원장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임 위원장은 현장 경험을 통해 금융사가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3년간 새로 인허가를 받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해 대주주가 될 수 없는 등 신규 사업 진출에 제한을 받고 있었는데 이런 제한이 과도하고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제재가 무거워지는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찾으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간 '2인 주례회의'와 '실무조직간 주간 정례회의' 역시 임 위원장의 아이디어였다.
임 위원장은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로 금감원을 찾아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을 위해 혼연일체가 될 것을 강조했는데 그동안 주요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주 갈등하는 두 기관이 협력을 통해 금융개혁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변동금리 또는 거치식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2차 공급을 1차 공급 직후 제공하게 된 것도 임 위원장의 지적에서 출발했다.
금융위는 당초 안심전환대출 1차 공급 이후 일정한 기간을 둔 뒤에 2차 공급을 할 계획이었지만 "안심전환대출을 받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대출을 공급하자"는 임 위원장의 결정으로 1차 공급 직후 2차 공급을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2차 안심전환대출을 1차분 공급 직후 제공한 것은 '신의 한 수' 였다"고 평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역시 임 위원장의 작품이다.
현재 기업구조조정은 채권단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채권은행별 이해가 엇갈릴 경우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은행별 구조조정에 대한 전문 능력에도 차이가 있어 기존의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