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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잔재 없앤 평양 표준시, 우리도 고려해야"

사회 일반

    "일제잔재 없앤 평양 표준시, 우리도 고려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북한이 오는 광복절부터 표준시간을 30분 늦춰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주권 국가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는 입장인데,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한의 표준시 변경이 남북교류와 남북통합 등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북한의 표준시 변경 논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죠.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의 이태형 소장입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이태형>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우리나라가 지금 쓰고 있는 게 동경표준시인데요. 이게 어떻게 결정된 거죠?

    ◆ 이태형> 원래 우리가 조선시대부터 하늘에 해가 제일 높이 떴을 때, 그때를 정오, 한낮으로 정해서 쓰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국제적으로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 시간을 기준으로 삼고, 이것이 1시간 또는 30분 단위의 차이를 두고 쓰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1961년 5.16쿠데타 이후에 일본과 시각을 같이 하자 해서 쓰고 있습니다. 현재 동경표준시를.

    ◇ 박재홍> 그러니까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그러니까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해서 9시간 앞선 135도를 쓰고 있는데, 그런데 실제로 한반도는 127. 5도라면서요.

    ◆ 이태형> 127.5도가 우리나라 중앙을 지나가는 경도인데, 1908년 대한제국에서 그 선을 기준으로 시간을 쓰자고 공포를 했었고, 그러다 한일합방 후 일본이 우리나라를 통치하기 위해서 1912년부터 일본 동경표준시를 쓰게끔 했었거든요. 그런데 1954년 자유당 시절이었죠. 우리나라의 주권회복을 하자라고 해서 우리나라 시간으로 바꿨었어요. 그래서 127.5도를 1954년부터 썼고, 그래서 우리는 일제 청산을 한 거고. 그리고 1961년 군사 쿠데타 이후에 우리가 준전시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에 있는 미군이 뜬다든가 이런 전쟁 수행을 위해서는 한일 시간이 같아야 한다는 군사적인 목적 때문에 시간을 다시 또 바꿨던 겁니다.

    ◇ 박재홍> 그러면 5.16쿠데타 전까지는 우리가 127.5도를 썼었네요.

    ◆ 이태형> 그렇죠. 썼었죠. 그런데 북한 같은 경우에는 해방 이후에는 전혀 시간을 건드리지 않다가 지금 와서 건드리는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어떤 군사적 필요에 의해서 바뀐 것이다?

    ◆ 이태형> 우리가 처음 1961년도에 할 때는 그런 의미가 굉장히 강했던 부분이 있었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남북한의 시계가 서로 달라진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 이태형> 결국은 북한이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가 되는 거죠. 우리가 외국하고 거래를 할 때는 시차가 나기 때문에 시간을 계산한다든가 하잖아요. 예를 들어 개성공단 들어갈 때도 거기가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시계바늘을 돌리고 들어가야 되는 부분이 있고. 결국은 같은 민족, 같은 나라가 다른 나라가 되는 거죠. 그래서 이질감이 굉장히 늘어날 것 같습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개성공단 출입할 때나 금강산 관광을 할 때도 시계를 또 다르게 맞춰야 되는 그런 상황들이 있겠군요.

    ◆ 이태형> 그렇죠. 그러니까 같은 나라가 아니라 다른 나라를 간다, 이런 느낌을 받게 되겠죠.

    ◇ 박재홍> 그러면 그동안 남북한에서 표준시 문제를 함께 논의한 적이 있었습니까?

    ◆ 이태형> 그런 적은 거의 없었고요. 1961년 이후에도 시간을 다시 또 돌려야 된다는 논의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1990년대는 정부 주도로 그랬었고. 2000년대 들어와서도 국회에서도 이런 논의가 몇 번씩 됐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가 시차를 바꿨을 경우에는 남북간의 이질감이 형성되기 때문에 통일된 이후에나 논의해보자, 또는 여러 가지 관례상 1시간 단위로 시간을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가는 것이 훨씬 낫다, 이런 논의가 계속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번쯤은 남북한이 이야기를 한번 해 봐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요.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만약 북한이 정말 127.5도를 쓰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중앙을 지나는 이 시간권이 원래는 우리나라의 시간권이었잖아요. 이것이 평양시간이 돼버리거든요. 그러니까 왜 우리나라가 한반도 중앙을 지나는 시간을 평양시간이 되게끔 놔두느냐, 이건 문제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 기회에 남북한이 같이 한번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갖거든요.

    ◇ 박재홍>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127. 5도, 지금보다 30분 늦은 표준시를 쓴 적이 있었다는 말씀 아닙니까, 해방 후에.

    ◆ 이태형> 그렇죠. 127.5도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가장 중앙을 지나는 선이고. 세종대왕 때 칠정산이라고 해서 우리 시간을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보통 앙부일구라는 해시계를 많이 썼었거든요. 해시계를 보면 한낮에 제일 해가 높이 뜨고 그림자가 제일 짧아져야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 시간을 찾기 위해서 1954년도에 대통령령으로서 127.5도를 썼었거든요. 그래서 127.5도가 우리나라 시간이고 전통적인 한반도의 시간이라는 건 당연히 맞는 얘기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일제의 잔재라는 지적도 틀린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죠. 그래서 소장님 판단은 어떠세요? 득실을 보면 127.5도를 쓰는 게 맞나요, 135도가 맞을까요?{RELNEWS:right}

    ◆ 이태형> 기본적으로 일제 잔재 청산은 1954년도에 공식적으로 해버렸고요. 그 의미는 거의 없어졌고. 다만 이것이 평양시간이 돼 버린다면 남북한의 이질감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이 시간이 왜 평양시간이 될까, 우리가 손해보는 것도 꽤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30분 단위의 시간을 쓰는 것이 관례가 아니라고 하지만, 인도의 12억 인구가 30분 시간을 쓰고 있거든요. 그 다음에 호주 같은 경우에도 중부지방은 다 30분 단위의 시간을 쓰고 있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1시간 단위를 쓰는 것이 맞고, 또 빨리 쓰는 것이 맞기는 한데. 만약에 북한이 30분 단위의 시간을 쓰고 127.5도를 가져가 버린다면 우리가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보는 게 많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남북한이 시간을 다르게 쓴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정말 어느 것이 나은지 남북한이 같이 한번 만나서 한반도의 시간을 논의해 보는 것이 어떨까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박재홍> 127.5도 표준시로 쓰는 것도 한번 고려해 볼 만하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이태형> 그렇죠.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135도가 유리한 면이 있지만, 남북한이 시간을 달리 썼을 때의 손해에 비해서 과연 어느 것이 큰 건지, 같이 한번 이번 기회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태형>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의 이태형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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