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지난 1992년 방송을 시작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어느덧 1,000회를 맞았다. 사회, 종교, 미제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는 방송 환경 속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같은 이름으로 명백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4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 13층 SBS홀에서는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특별 세미나가 개최됐다.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방송 1,000회를 맞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성과와 과제, 사회 고발 프로그램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 “흥미로운 소재·스토리텔링이 지닌 힘”이날 먼저 홍경수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그것이 알고싶다="" 1,000회="" 성과와="" 과제="" :="" 스토리텔링과="" 전문직주의를="" 중심으로="">라는 발제문을 통해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닌 특성과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홍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시사고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MBC ‘PD수첩’과 KBS ‘추적 60분’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그러한 가운데 ‘그것이 알고싶다’가 선전하고 있는 비결을 분석했다.
그는 ‘스토리텔링의 저력’을 강조했다. 제목과 부제 뿐 아니라 프로그램 구성 전반에 스토리텔링의 비결이 담겨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말입니다”와 같은 진행 방식이 대표적인 예. 이처럼 심층, 감탄, 반전의 수사학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며,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또 제작진이 지닌 ‘전문직주의’에 주목했다. 상업방송인 SBS는 사주가 바뀌지 않아 정책적 판단이 바뀔 우려가 공영방송에 비해 적고, 청와대와 여당의 눈치로부터 자유롭다는 설명. 이어 ‘그것이 알고싶다’가 모기업(태영)의 비리를 파헤치거나 정권의 핵심 치부를 건드릴 가능성은 적으나 공영방송보다 더 자유롭게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온라인여론을 반영한 아이템을 흥미롭게 취재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충실한 정보와 폭로적인 내용 뿐 아니라 오락적 특성을 소홀히 않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손병우 충남대 교수도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그는 “탐사보도 고발 프로그램 속 ‘그것이 알고싶다’만이 가진 고유의 특징이 있다”고 주장했다. 능숙한 내레이션으로 몰입과 참여를 유발하는 연예인 진행자를 내세웠고, 추리소설적 재구성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나도 참여하고싶다는 의지를 갖게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 “굵직한 사회문제, 좀 더 심층적으로 다뤄야”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뒤이어 송인덕 중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회고발 프로그램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 :="" 지상파tv의="" pd저널리즘을="" 중심으로="">라는 발제문을 소개했다.
그는 PD저널리즘과 기자저널리즘에 대한 개념적 정의를 시작으로, 사회고발 프로그램이 가져야할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뤘고, “기자저널리즘이 가진 ‘짧은 호흡’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PD저널리즘이 추구하는 ‘긴 호흡’의 탐사적 접근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의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 기여를 했다”고 봤다.
문제점도 지적했다. 아예 민감한 내용을 다루지 않는 추세가 이어져 사회고발프로그램의 품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송 교수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방송모니터위원회가 최근 제시한 결과를 토대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발생한 굵직한 문제들, 국정원과 군의 선거개입, 남북정상의 NLL회의록 공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세월호 참사,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사태, 국회법 개정안, 국정원 사이버사찰 등의 사안을 얼마나 심층적으로 다루었는가를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언론의 존재목적인 감시와 비판을 보장해야한다”며 “탐사보도프로그램은 방송사의 뉴스스테이션의 이미지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시청률 뿐 아니라 충실한 내용에도 신경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심훈 한림대 교수는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지상파 탐사보도가 앞으로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률이다. 프로그램을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존재의미가 없다”며 새로운 생존 전략을 구축해 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 “진실 찾아나서겠다는 의지, 변함 없다”
이날 세미나에는 ‘그것이 알고싶다’ 박두선 CP도 자리했다.
박 CP는 “‘그것이 알고싶다’의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와 차별화가 PD로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1,000회를 맞이한 현 시점에서 경쟁력, 차별성, 지속가능성 등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 속 젊은 PD들의 유입은 희망적이라고 봤다. 영상세대인 젊은 PD들이 합류로 훨씬 세련된 전달이 가능해졌고, 특유의 강점인 드라마타이즈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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