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편입을 계기로 금융개혁을 가속화할 지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추가적인 금융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과 목표가 달성된 만큼 경기 둔화 방어에 무게를 두면서 금융개혁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의 전문가와 기관들은 중국의 금융개혁 정책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만큼 기축통화 편입 이후에도 금융개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SDR 통화에 편입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금융 자유화가 대폭 추진됐고 이 같은 방향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인민은행 통화정책 고문인 황이핑(黃益平)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방향이 상당히 뚜렷하다"며 위안화 유연성 확대와 시장 주도 금리, 자본 계정의 추가 개방, 해외에서의 위안화 사용 확대 등을 중심으로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민은행 역시 IMF의 결정 직후 “흔들림 없이 전면적인 개혁을 심화시키고 금융의 개혁과 개방을 가속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IMF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역내외 위안화 자본시장이 장기적으로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과 활발한 시장 거래를 통해 한층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일반 개인의 해외증시 직접 투자 허용,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 시행 등 일부 개혁 조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에서는 역내 외환거래 시간이 역외 시장과 교차하도록 연장되고 인민은행의 시장 개입이 이례적인 경우로 한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단 시일내 이 같은 과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많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개혁에 올인했다가는 성장동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이 대출금리에 이어 최근 예금금리를 자유화했지만 여전히 창구지도로 은행 금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위안화의 기축통화 편입 목표가 달성된 만큼 중국 당국이 경제 둔화 방어에 무게를 두면서 금융개혁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올해 중국 증시 침체와 위안화의 빠른 절하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초래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당국이 개혁을 늦출 이유로 꼽힌다.
위안화가 당장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강력한 경쟁자가 되기보다는 달러의 역할을 잠식해들어가는 게 중국이 바라는 시나리오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장밍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이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 "위험이 큰 시점에 개방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