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부위원장단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금 당장 조계사에서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박종민기자
조계사에 은신중인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퇴거 시한을 하루 넘긴 7일 "정부의 노동개악을 저지하기 전까지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김종인 부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조계사 불교대학 앞에서 한 위원장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대신 낭독했다.
성명서에서 한 위원장은 "정부 여당이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노동개악법을 통과시켜려 한다"며 "저를 구속시켜 노동개악을 일사천리로 진행시키려는 지금은 나갈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손을 놓는 것은 싸우는 장수가 백기를 드는 것"이라며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신변을 의탁할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에는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한 위원장은 "1주일에 52시간까지만 일하도록 돼 있는 근로기준법만 제대로 지켜도 62만개의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는 민주노총의 제안에 대해 정부와 직접 대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야당에는 노동법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동자와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는 커녕 임시국회 합의 처리에 도장을 찍었다"며 "국민 앞에서 노동개악 5대 패키지 법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라"고 촉구했다.
퇴거 시한에 대해서는 "노동개악이 중단된다면 화쟁위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하겠다"며 "이전까지는 조계사에서 노동개악 처리를 막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할 것"이라고 마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안이 임시 국회를 통과할 경우 민주노총은 총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