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CGV 영화관의 풍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시민단체들이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이하 CGV)의 가격차등화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참여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청년유니온은 24일 CGV에 사실상 요금 인상을 야기하는 가격차등화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왜 이번 CGV의 가격 정책이 '요금 인상'이 될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현재 CGV는 각 상영관 전체 좌석의 약 20% 정도를 1천원 할인된 이코노미존으로 배정하고, 약 40% 정도를 1천원 인상된 프라임존으로, 나머지 40% 가량을 스탠다드존으로 배정했다.
문제는 좌석의 시설을 개선한 것도 아닌데 영화 관람에 적합한 좌석 대부분에 프라임존이라는 이름을 붙여 가격을 1천원 인상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심각한 불편이 발생한다.
시민단체들은 "좌석 판매율이 낮은 평일, 영화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은 좋은 좌석을 예매하기 위해서 이전보다 1천원을 더 지불하거나, 영화 관람에 적합한 좌석을 내버려두고 상대적으로 싼 좌석을 예매해야 한다. 예매율이 높은 주말에 영화관을 찾는 절반가량의 관객도 이전보다 1천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꼼수' 정책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3대 멀티플렉스(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독점한 영화관 시장 상황을 꼽으면서 "이들 멀티플렉스가 스크린 수를 기준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하는데 이중 업계 1위인 CGV를 따라 다른 멀티플렉스들도 유사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CGV가 가격차등화 정책의 근거로 이용한 '한국소비자원의 여론조사'도 진정으로 관객들이 원한 바와 다른 자의적 해석임을 꼬집었다.
당시 CGV는 65%의 관객들이 '좌석 위치에 따라 관람료를 달리하는 차등요금제를 찬성했다'고 밝혔지만 원문을 살펴보면 이 65%의 관객들은 영화 관람이 불편한 앞좌석의 할인 폭을 확대하는 차등요금제에만 찬성했을 뿐, 특정 구역의 요금을 인상하는 차등요금제 실시에는 찬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해당 조사에서 한국소비자원은 '일반좌석 가격을 상향하려는 것은 가격인상과 다르지 아니함'이라고 명시했다.
이미 관객들은 국내 영화 가격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상황.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2014년 영화관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1%가 영화표 가격이 비싸다고 응답했으며 적정 가격으로는 6,606원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