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사진)
또 2호선이다. 벌써 3번째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공 김 군의 사고를 포함, 최근 3년 간 왜 2호선에서만 3명의 스크린도어 수리공이 사망했는지, 그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해본다.
지난 5월 28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공 김군의 사망 소식. 김군은 선로 쪽에 붙어있는 스크린도어 센서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려다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싸늘한 주검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처음이 아니었다. 구의역 사고 3년 전, 김군과 같은 회사 소속이었던 심 팀장 또한 그와 같은 이유로 성수역에서 사망했고, 작년 강남역에서도 스크린도어 수리공 요한 씨가 같은 이유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왜 유독 2호선에서만 스크린도어 수리공이 사망하는 것일까? 놀라운 것은 사고 후 대처하는 회사 측의 방법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3년 전 성수역 사고 이후 회사 측에서는 심 팀장이 육안으로 하는 일일점검 도중 자의적으로 선로 쪽에서 안전문을 점검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며,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다가 개인 과실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회사 측의 책임이 없다는 듯 주장했다. 이런 반응은 강남역 사고 때도, 구의역 사고 때도 같았다.
하지만 회사의 변명과는 달리 업무 중 발생한 사망이었으며, 열차가 올 때 스크린도어 문을 열고 피하지 못하게끔 고정문이 버티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고정문은 언제부터 존재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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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003년 당시 문서를 통해 해답을 찾는다. 2003년 이명박 시장 재임 당시 광고회사인 유진 메트로컴은 서울 지하철공사에 수리공들의 위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스크린도어 설계 도면을 제출했고, 22년 독점 계약을 통해 막대한 광고 수익을 거둬들였다.
결국 스크린도어 고정문은 광고를 위한 디자인으로 보였다. 다시 말해 광고 수익을 위해 스크린도어 수리공들의 위험을 방치했던 것이다. 특혜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김 군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로 원청, 하청, 재하청 등 주변 어느 국가를 둘러봐도 찾아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하도급 피라미드 현실 때문이다.
위험의 가장 최전선에 맞닿아있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있는 이상, 이러한 사고 소식은 이젠 결코 남의 일이라며 넘겨버릴 수 없는 가까운 현실이 되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가장 전문적이어야 할 안전 업무의 하청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통해, 이제야 서서히 드러나는 외주화의 민낯과 우리 사회의 노동 구조에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폐해를 파헤치고, 그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뿌리 깊은 불합리를 고발할 예정이다. 방송은 25일 밤 11시 10분.